북한 찬양 혐의 옥고 안중근의사 친척들 50년만에 무죄 선고

5ㆍ16쿠데타 직후 혁명재판소로부터 유죄 선고를 받고 옥고를 치른 안중근 의사의 친척들이 후손들이 낸 재심에서 50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대구지법 형사12부는(김경철 부장판사)는 27일 1962년 혁명재판소에서 '특수범죄 처벌에 관한 특별법위반' 혐의로 기소돼 유죄 선고를 받은 안 의사의 사촌동생 안경근, 친조카 안민생, 일가인 안잠 등 3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해당 사건의 수사ㆍ재판기록이 보존돼 있지 않아 수집할 수 있는 최선의 증거인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조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볼 때 피고인들의 행위가 당시 정부 정책에 부합하지 않았더라도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활동을 찬양ㆍ고무ㆍ동조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안경근 선생 등은 61년 대구 달성공원에서 열린 민족통일촉진궐기대회에서 "통일만이 살 길이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행진을 했다가 북한의 통일론을 왜곡해 국민을 선전ㆍ선동했다며 이듬해 혁명재판소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안 선생은 7년형을 선고 받아 복역한 후 일제 강점기 때 독립운동을 인정받아 77년 건국헌장 국민장을 받고 이듬해 숨졌다. 안민생, 안잠 선생도 각각 95년, 72년 사망했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