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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치판을 좌우하는 20~40대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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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치판을 좌우하는 20~40대의 힘

입력
2011.10.2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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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ㆍ26 서울시장 보선 승패를 가른 요인은 여럿이지만 20~40대의 분노와 변화 열망이 가장 결정적이었다. 방송3사의 출구조사에 의하면 박원순 대 나경원의 세대별 지지율 차는 극명했다. 20대는 69.3 대 30.1, 30대는 75.8 대 23.8, 40대는 66.8 대 32.9였다. 30대에서는 3배 이상 차이가 났다. 50대 이상에서는 지지도가 거의 정반대로 역전되지만 전체 유권자의 60%를 넘는 20~40대 연령층의 표 쏠림이 이런 정도면 승패는 뻔하다. 여야의 조직력, 보수 또는 진보 표의 결집, 지역구도 등 전통적으로 선거 결과를 좌우했던 요소들은 이제 미미한 변수에 불과하다.

우리 사회의 20대는 등록금과 청년실업, 30~40대는 집값과 자녀 보육 및 교육비 부담, 직장 불안 등 심각한 생존 문제에 직면해 있다. 여기에 전혀 해답을 내놓지 못한 정부ㆍ여당에 대한 불만과 분노가 서울시장 보선에서 야권 단일후보에 대한 몰표로 표출됐다. 안철수 현상으로 대표되는 정당정치 위기의 근저에도 이들 세대의 분노 에너지가 깔려 있다.

과거에는 20~30대 젊은 층 상당수가 현실정치에 무관심했지만 최근에는 SNS를 통해 적극 투표에 참여하는 등 조직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4ㆍ27 분당 국회의원보선에 이어 서울시장 보선에서도 투표 종료 직전 젊은 층이 대거 투표소에 몰린 현상은 정당 조직력을 능가하는 SNS의 위력을 잘 보여준다. 이념이 아니라 생존문제로 분노하며 SNS로 조직화하는 젊은 층의 표심을 잡지 못하면 어떤 정당도 선거에 이길 수 없게 됐다.

한나라당은 이들의 분노를 이해하지 못하고 색깔론과 네거티브로 일관하다 패배를 맛봤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어제 "20~30대 층에 다가가는 정책과 소통의 장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두고 볼 일이다.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처음 서울시정을 책임지게 된 박원순 시장과 민주당 등 야권도 승리의 기쁨에 취할 때가 아니다. 20~40대의 분노와 변화 열망에 실질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면 이들 세대 분노의 다음 희생자는 바로 자신들임을 잊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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