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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섹시 웨이브를 자랑 말라? 과도 유연성, 관절병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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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섹시 웨이브를 자랑 말라? 과도 유연성, 관절병불러

입력
2011.10.27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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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가요나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연예인들의 단골 개인기는 뭐니뭐니해도 춤이다. 관절이 있는 듯 없는 듯 온몸이 휘어지는 웨이브, 관절이 뚝뚝 끊어지는 듯한 현란한 로봇댄스는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춤이라면 손사래 치는 '몸치'에게는 이런 동작이 그렇게 멋져 보일 수가 없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보면 너무 유연한 것은 자랑할 게 아니다. 뻣뻣한 사람보다 오히려 병을 더 얻을 수 있다. 남들보다 자신이 유달리 유연하다고 느낀다면, 정형외과나 척추관절전문병원에서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게 좋다.

근육 적고 유연하면 위험

관절이 유연한 사람은 대부분 타고 난다. 보통 관절이 움직일 수 있는 범위는 정해져 있는데, 선천적으로 그 범위가 남들보다 넓은 것이다. 하지만 유연하다고 해서 다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중요한 건 근육의 양과 힘이다. 근육량이 적어 근육의 범위보다 관절이 더 크게 움직이면 근육에 무리가 간다. 근육이 힘을 못쓰고 불안정해지면서 통증이 생긴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 허리나 무릎에 디스크나 관절염이 나타나기도 한다.

관절이 지나치게 유연한 사람은 인대처럼 관절을 지지하는 조직이 상대적으로 약한 경우가 많다. 지지조직이 약하면 관절이 전반적으로 불안정해진다. 그래서 "관절이 과도하게 유연한 사람은 어깨가 습관적으로 빠지거나(탈구) 발목을 자주 접질리는 경향이 있다"는 게 서울척병원 관절센터 강진석 원장의 설명이다.

너무 유연하면 어깨나 목도 자주 아플 수 있다. 여러 관절 중에서 운동범위가 특히 넓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공을 던질 때나 팔을 위로 들 때 어깨에 통증을 느끼는 것이다. 강 원장은 "유연성이 좋은 사람 중 상대적으로 근력이 작은 여성에게 이 같은 문제가 많이 생긴다"고 말했다.

통증을 느꼈을 때 X선을 찍어봐도 특별한 이상이 없어 막연하게 인대가 늘어났다거나 근육이 뭉쳤을 거라 생각하고 병을 키우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직장인들에게 자주 나타나는 일반적인 스트레스성 어깨 결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같은 전자기기를 유난히 많이 써서 근육을 둘러싼 막에 염증이 생기는 근막동통증후군 등과도 증상이 비슷해 잘못 알기 쉽다.

유연공주는 근력강화, 뻣뻣공주는 스트레칭

결국 '유연공주'에게는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이 필요하다. 그런데 관절을 위한 근력강화 운동은 일반적인 웨이트 트레이닝과는 좀 다르다. 겉으로 보이는 대근육들 말고도 각 관절들의 안정성에 관여하는 특정 근육이 튼튼해져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깨의 경우 어깨를 감싸고 있는 회전근을 강화시키는 게 중요하다. 무게 1kg 이하의 아령이나 500ml짜리 생수통 등을 양손에 쥐고 어깨 높이만큼 들어올린다. 그리고 팔을 귀에 붙이듯 천천히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하면 된다. 이때 웨이트 트레이닝처럼 아령 무게를 늘릴 필요는 없다. 무거우면 오히려 어깨에 더 무리가 갈 수 있다. 또 계단 난간에서 발끝으로만 버텨선 채 발목을 굽혔다 폈다 하면 발목 관절 주변의 근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

반대로 관절이 유독 뻣뻣한 사람도 있다. 언뜻 생각하면 뻣뻣한 관절에 병이 더 많을 것 같지만, 척추관절 전문가들은 '뻣뻣공주'가 오히려 유연공주보다 관절 손상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드물다고 말한다. 관절이 손상되는 건 보통 과도한 움직임이나 지나친 운동 때문인데, 유연하지 않은 사람이 무리해서 관절을 사용할 일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관절이 뻣뻣해지는 건 자연스러운 노화과정이기도 하다. 젊었을 때 비교적 유연하던 사람도 나이가 들면 점점 뻣뻣해진다.

하지만 아무리 뻣뻣공주라도 요가나 스트레칭 같은 운동으로 관절을 꾸준히 조금씩 풀어주면 훨씬 유연하게 만들 수 있다. 관절이 노화하는 속도도 조금씩 늦출 수 있다. 관절 유연성을 후천적으로도 어느 정도 증가시키는 게 가능하다는 소리다.

과도 유연성 자가진단법

자기 관절이 얼마나 유연한지 알아보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손목을 안쪽으로 굽혀서 엄지손가락 끝이 아래팔에 얼마나 가까이 다가가는지를 측정해보면 된다. 이렇게 굽혔을 때 성인은 엄지손가락과 팔 사이 거리가 평균 4~5cm 이상이다. 나이가 어릴수록, 여성일수록 좀더 짧다.

이 거리가 2cm 이내이거나 아예 엄지손가락이 아래팔에 붙는다면 과도한 유연성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습관적으로 어깨가 탈구되거나 발목이 자주 접질리는 사람은 2cm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강 원장은 "과도한 유연성을 보이는 사람은 탈구나 통증 같은 증상이 나아도 재발할 확률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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