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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성장 물건너가고… 기업 실적 줄줄이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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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성장 물건너가고… 기업 실적 줄줄이 하락

입력
2011.10.27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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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3.4% 성장 그쳐… 내년 상반기까진 둔화 계속될 듯

우리 경제가 기대 이하의 3분기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집중호우, 유럽 재정위기 등의 악재 탓에 어느 정도 예고된 것이긴 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했던 수준보다 훨씬 더 나빴다. 실낱같이 남아 있던 올해 4%대 성장 기대감도 이제 완전히 무너졌다.

27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3분기 중 실질 GDP 증가율, 즉 경제 성장률이 전년 동기대비 3.4%에 그쳤다. 2분기(3.4%)에 이어 2009년 3분기 1.0% 이후 최저 수준을 지속한 것. 특히 전 분기 대비 성장률이 0.7%에 그쳐 2분기(0.9%)보다 더 악화했다.

3분기 성장률 둔화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7월 집중호우로 농림어업과 관광업이 타격을 입은 데다 8월 이후 미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위기가 덮치면서 수출과 소비도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불확실성 확대로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줄였고(-0.4%), 건설투자 증가율도 당초 예상에 못 미치는 2.2%에 머물렀다. 김영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물가와 전세금이 많이 오른데다 전 세계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민간소비가 위축된 것도 3분기 성장률 둔화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해 4%대 성장률(정부 4.5%, 한은 4.3%) 달성은 현실적으로 어렵게 됐다. 3분기까지 성장률을 감안할 때 4분기에 5% 이상의 성장률이 나오지 않는 한 4%대 성장은 불가능하다. 당초 상반기 성장률이 낮고 하반기에 높아지는 '상저하고(上底下高)'를 기대했지만, 하반기 성장률이 상반기보다 더 낮아질 공산이 커진 셈이다. 이 추세라면 올해 연간 성장률은 3.8% 안팎에 머물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성장 둔화세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한은은 "경기가 횡보 국면에서 소순환 저점을 기록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지만, 상황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이명활 한국금융연구원 국제ㆍ거시금융연구실장은 "전기 대비 성장률이 1% 미만의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글로벌 경제불안이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어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향후 1년간 경기 둔화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보다 내년 성적표가 더 나쁠 수도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국내경제는 물론 세계경제가 위기 이전보다 한 단계 낮은 성장 둔화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성장률은 올해보다 더 낮은 3.6% 정도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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