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조직폭력배 흉기 난동과 관련 조현오 경찰청장으로부터 “뒤꽁무니를 뺐다”고 질타 받은 경찰관이 “조폭 앞에서 비굴하지 않았다”는 반박 글을 올려 파장이 일고 있다. 내부 반발이 드세지자 조 청장도 자신의 책임을 일부 인정하는 서한을 보내고 일선서에서 간담회를 갖는 등 한 발 물러섰다.
조폭 난동 당시 출동했던 인천남동서 전모 강력3팀장 대행은 26일 내부 통신망에 올린 글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뒤 신간석파, 크라운파 추종 세력이 몰려들자 형사 5명은 화단 위에서 살인미수 피의자를 제압하며 그들(조폭)과 대치하는 위급한 상황이었다”며 “저와 팀원들은 목숨을 걸고 최선을 다했다. 결단코 비굴하지 않았고 조폭들 앞에서 벌벌 떨지도 않았다. 진실은 밝혀진다”고 적었다. 조폭 앞에서 겁에 질려 허둥댔다고 비판한 조 청장의 발언과 완전 배치되는 대목이다.
특히 전 팀장은 “우리가 죽고 없어도 동료들이 끝까지 추적해 범인을 잡을 수 있도록 막내 형사에게 채증도 시켰다. 현장 책임자로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일부 방송에서 우리를 엉뚱하게 조폭으로 편집해 사실을 왜곡 보도했다”며 억울함을 내비쳤다.
이 글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사실이라면 동료를 보호해야 한다”는 등 수뇌부를 간접적으로 비판하는 댓글이 줄을 잇자 조 청장이 손수 진화에 나섰다. 26일 일선 경찰에게 보낸 서한에서 그는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어디 있겠느냐”며 “경찰과 관련한 모든 잘못은 궁극적으로 청장에게 있고 비난이 쏟아져도 피해 갈 생각이 없다”고 적었다. 특히 그는 일각의 ‘해파(해임ㆍ 파면)리 청장’이라는 비아냥을 겨냥, “서울청장 재임 시절 파면ㆍ해임이 전년 동기 대비 67%, 경찰청장 부임 후에는 35% 감소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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