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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표해록 쓴 장한철 기념비 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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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표해록 쓴 장한철 기념비 건립

입력
2011.10.2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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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해양문학의 백미로 불리는 '표해록(漂海錄)'을 쓴 장한철(1744∼?)을 기리는 기념비가 세워졌다.

제주시는 영조 때 과거시험을 치르기 위해 배를 타고 본토로 가려다 태풍을 만나 류쿠열도의 한 무인도에 표류했던 기록을 담은 표해록을 기념하는 기적비(紀蹟碑)를 그의 고향 애월읍 한담공원에 세웠다고 26일 밝혔다. 이 기념비는 높이 6.2m, 폭 1.8m의 규모로 '녹담거사 장한철 선생 표해기적비'라고 새겨져 있다.

표해록은 장한철이 일행 29명과 함께 1770년(영조 46년) 한양으로 과거시험을 보러가다 거친 풍랑을 만나 무인도에서 표착한 뒤 온갖 고초를 겪은 이야기를 기록했다. 당시 장한철 일행은 일본 류쿠지역(오키나와)에 표류하다 이듬해 겨우 전남 완도군 청산도에 도착했다. 일행 중 생존자는 불과 8명이었으며, 장한철은 고향에 돌아와 표류 당시 겪은 일을 기록했다.

이 책은 당시의 표류상황과 생환과정을 통해 해로와 물의 흐름, 계절풍의 변화 등을 상세하게 기술해 해양지리서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또 백록담과 설문대할망 전설, 류쿠태자에 관한 전설 등이 풍부하게 기록된 설화집으로서의 문헌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기적비는 표해록상징조형물건립추진위원회(위원장 김종호 전 애월문학회 회장)가 주도해 세웠으며 비용은 장한철의 8대 후손인 장시영 목암문화재단 이사장 등 후손이 댔다. 제주도의사협회장을 지내고 삼남석유 회장으로 있는 장 이사장은 1960년대 표해록을 물려받은 뒤 국내에서 발간된 표해록 번역문들을 수집하고 진본에서 누락된 부분들을 보강한 표해록을 새로 발간하기도 했다.

표해록 진본은 2008년 12월 제주도 유형문화재 제27호로 지정됐고 현재 국립제주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제주=정재환기자 jung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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