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는 한때 우리나라 네티즌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고급 브랜드 렉서스 LS460 차량에 달린 내비게이션에 축소된 한반도 지도가 있는데, 독도가 빠져있었던 것이지요. 일본차의 내비게이션에 독도가 빠져있었으니, 한국 내 여론은 좋지 않은 것 당연했습니다. 당시 도요타 측은 "확대한 지도에서는 독도가 있고 검색도 가능하다"며 "일본에서 만들다 보니 미처 포함시키지 못했다"는 궁색한 변명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도요타는 LG전자와 손잡고 독도가 나오는 '한국형 내비게이션(사진)'을 개발했습니다. 다음달 수입될 2012년 형 렉서스 LS 모든 차종과 ES350을 시작으로 앞으로 한국에 수출하는 도요타, 렉서스 차량에는 LG전자가 만든 내비게이션을 달게 된다고 합니다.
이 네이게이션이 관심을 끄는 건 꼭 독도 때문만은 아닙니다. 도요타가 해외 수출국가 기업과 손잡고 그 나라 실정에 맞는 내비게이션을 별도 제작하는 것 자체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는데요. 그 동안 도요타와 렉서스에는 일본산 내비게이션이 장착되어 있었는데, 한국의 도로나 지형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업그레이드도 어렵다는 소비자 불만이 많았지만 도요타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도요타가 한국산 네비게이션을 쓰게 된 것은 독도 문제도 있지만, 결국은 위기감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해석입니다. 계속 콧대를 높이고 자기고집만 부리다가, 한국시장에서 입지가 더 좁아질 수도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실제로 지난달 도요타의 한국 시장 점유율은 6.9%(도요타 3.9%, 렉서스 3.0%)로 두 자릿수였던 1년전(10.4%)보다 3%포인트 이상 떨어졌습니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내비게이션 업그레이드가 거의 필요 없지만 한국은 도로가 새로 생기고 주소가 바뀌기 때문에 사정이 다르다. 도요타는 네이게이션을 대수롭지 않게 봤겠지만 이런 사소한 것에서부터 결국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참고로 도요타와는 반대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BMW의 경우, BMW코리아가 본사 연구팀과 함께 직접 한국형 내비게이션을 개발하고 있다고 합니다.
박상준기자 but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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