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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박원순 당선/ 태풍으로 변한 '안철수 바람'… 박근혜 대세론은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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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박원순 당선/ 태풍으로 변한 '안철수 바람'… 박근혜 대세론은 타격

입력
2011.10.2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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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시장 보선에서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승리했지만 이번 선거에서 최대의 정치적 승자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라고 할 수 있다. 반대로 '박근혜 대세론'은 기세가 한풀 꺾일 전망이다. 선거운동 막판 안 원장이 박 후보 지지를 선언, 서울시장 선거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안 원장의 맞대결 구도로 치러졌기 때문이다.

'안철수 바람'은 앞으로 태풍이 돼서 기성 정치권을 강타할 가능성이 있다. 안 원장과 박 당선자를 중심으로 신당이 추진되는 등 정치권 재편 움직임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성 정치권을 흔들 태풍의 강도는 향후 정치판 관전 포인트로 남게 됐다.

안철수 바람의 출발점은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이다. '청춘 콘서트'라는 새로운 형식에서 불기 시작한 바람은 5%에 불과하던 박 당선자의 지지율을 단숨에 50%로 급상승시켰다. 안풍(安風)은 또 박 전 대표의 '대세론'을 세게 흔들면서 안 원장은 박 전 대표와 한판 승부가 가능한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 반열에 오르게 됐다. 각종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따돌리고 박 전 대표에 근접했던 안 원장은 앞으로는 박 전 대표를 추월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했다.

안 원장은 당장 주변으로부터 내년 대선에 도전하라는 요구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과 시민사회를 연합한 신당 합류와 제3의 신당 창당 등의 주문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어차피 정치에 나서기로 결심했다면 자신을 지지하는 후보들을 총선에 내세운 뒤 당선시키는 게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있다.

안 원장이 본격적으로 정치에 나선다면 기존 정치질서 재편은 불가피해진다. 특히 민주당은 안 원장 세력과의 관계설정 문제를 놓고 갑론을박에 빠질 수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안 원장이 만일 독자 세력화라도 추진한다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여야 모두 방향을 잃게 된다"고 말했다.

안 원장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안 원장이 선거 막판에 박 당선자에게 건넨 편지를 보면 현실정치 참여보다는 더 나은 사회 만들기에 열정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정치를 하기 보다는 학교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정치권에 뛰어들더라도 등판 시기를 전략적으로 저울질하면서 특유의 '치고 빠지기'식 행보를 이어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안 원장이 실제 현실 정치에 발을 딛고 총선과 대선 등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험난한 검증의 난관을 넘어야 한다. 당장 수천억원의 재산 등이 검증 대상으로 거론된다. 조국 서울대 교수와 더불어 대표적인 '폴리페서'(정치 참여 교수)라는 비판도 넘어야 할 벽이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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