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의 변신이 눈부시다. 쌀로 만든 양갱, 케이크에 이어 쿠키와 빵 개발에도 성공, 상품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우리 쌀로 붕어빵, 쿠키, 호두과자, 롤케이크를 만드는 데 성공, 제조법을 다음달 특허 출원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이제까지 쌀은 밀에 비해 점성이 떨어지고, 수분을 충분히 머금지 못해 반죽으로 만들기 어려울 뿐 아니라 부드러운 맛이 덜해 제빵용으로 부적합한 것으로 여겨졌다. 이 같은 단점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보람찬 벼'가 개발되면서부터다. 7년에 걸친 연구 끝에 2009년 첫 선을 보인 보람찬 벼는 점성이 높아 반죽으로 만들기 쉽고, 수분 보유능력이 우수해 촉촉한 상태가 오래 유지된다. 지난해 보람찬 벼를 원료로 양갱과 치즈케이크를 개발했고, 올해 추가로 빵과 쿠키도 만들었다.
이에 따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밀가루 소비를 일부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보람찬 벼는 1,000㎡ 당 생산량이 733㎏으로 밥쌀용 일반 벼(약 500㎏)보다 생산성이 50% 가량 높아 1㎏ 기준 생산비(1,235원)가 일반 쌀(1,600원) 보다 22.8% 낮다. 이는 국제 시세(1,200원)와 비슷한 수준이라 수출경쟁력도 충분하다. 올해 전북 익산시와 군산시 수출전용단지(230㏊)에서 재배하는 보람찬 벼는 주요 업체에 납품키로 계약돼 있고, 연말엔 영국으로 500톤을 첫 수출할 예정이다.
남은 문제는 쌀 가공식품 시장의 확대 여부. 특히 제빵 분야까지 확대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농진청 벼육종재배과 하기용 연구사는 "우리 쌀로 만들어 방부제가 필요 없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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