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26ㆍ아스널)이 극적인 한 방으로 자신을 둘러싼 우려를 깨끗하게 떨쳐냈다.
박주영은 26일(한국시간) 런던 에미리츠스타디움에서 열린 볼턴 원더러스와의 2011~12 칼링컵 16강전에서 환상적인 결승골을 뽑아내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1-1로 맞선 후반 12분 상대 아크 정면의 안드레이 아르샤빈이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패스를 찔러줬고 박주영이 그대로 오른발 인사이드 킥으로 감아 차 골 네트를 흔들었다.
아스널 입단 후'개점 휴업' 상태에 머물렀던 박주영은 이 한 골로 팀의 새로운 공격 옵션으로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은 경기 후 "정말 기쁘다. 박주영은 움직임이 아주 뛰어났고 환상적인 골 결정력을 보여줬다. 정규리그에 출전할 준비가 돼 있음을 확인시켰다"고 이례적인 찬사를 퍼부었다.
박주영은 지난 9월 아스널 유니폼을 입으며 기대를 높였다. 그러나 이후 골은커녕 출전 기회조차 변변히 잡지 못하는 시련을 겪었다. 벵거 감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 주요 경기 엔트리에 박주영의 이름을 올리는 것마저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일하게 기회를 부여 받은 지난 9월 슈르스베리(4부리그)와의 칼링컵 2라운드 경기에서 박주영은 71분간 무득점에 그치며 기대를 밑돌았다.
박주영은 지난 7일 폴란드와의 친선경기(2-2)에서 두 골을 몰아치고 11일 아랍에미리트와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 3차전(2-1)에서 선제골을 터트렸지만 소속 팀으로 복귀한 후 올림피크 마르세유(프랑스)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전과 스토크시티와의 EPL 경기에 연속 결장했다.
EPL 최고 명문구단에 입단했지만 결국'벤치 워머'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볼턴전은 박주영이 아스널에 정착할 마지막 기회로 여겨졌다.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 속에 그라운드에 선 박주영은 시종 활기찬 움직임으로 자신의 잠재력을 확인시켰다. 벵거 감독이 박주영에 찬사를 쏟아낸 까닭은 득점 자체보다 활발한 움직임과 동료들과의 유기적인 플레이에 있다. 선수 평가에 인색한 영국 언론도'벵거 감독이 주포 로빈 반페르시의 대역을 찾는데 성공했다'고 박주영에 찬사로 일관했다.
벵거 감독의 호평을 고려할 때 박주영은 29일 오후 8시 45분 런던 스탬퍼드브리지에서 열리는 첼시와의 원정 경기에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첼시를 상대로 '한 방'을 더 터트린다면 박주영의 비중은 일약 '에이스급'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지성(30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올더숏타운과의 칼링컵 16강전에 풀타임 출전, 선제골을 어시스트하며 3-0 승리를 이끌었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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