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김용옥씨가 EBS로부터 현재 방송 중인 ‘도올 김용옥의 중용, 인간의 맛’ 중단을 일방 통보 받았다며 1인 시위를 하는 등 거세게 반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씨는 자신의 4대강 사업 비판 등에 따른 정치적 외압이 하차 사유라고 주장한 반면, EBS측은 “방송 부적합 내용 때문에 분량 조정을 논의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김씨는 26일 오전 11시부터 2시간 동안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인류 지혜의 고전조차 강의 못하게 하는 사회, 이 땅의 깨인 사람들아! 모두 투표장으로 가시오!’라고 쓴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다. 그는 “4대강 할 돈이 있으면 공공도서관을 3,000개를 지어야 한다. 시청률도 높았고 EBS 사장도 완주하자는 의사를 전한 프로그램을 무리수를 둬가며 조기 종영하도록 압력을 가할 사람이 이 사회에서 누구겠냐”며 외압설을 주장했다.
그러나 EBS 측은 “정치적 외압설은 사실무근”이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박성호 EBS홍보부장은 “‘새끼’ ‘개구라’ 같은 비속어 사용과 종교 비하 등 방송에 부적합한 내용이 많아 사내 심의실에서 지속적으로 문제를 지적했다”며 “개선이 안돼 결국 방송 분량 조정 얘기까지 나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방송 중단을 통보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36부작으로 기획된 ‘중용, 인간의 맛’은 김씨가 한신대에 개설한 ‘중용’ 강의를 중계하는 프로그램으로 지난 9월 시작돼 16부까지 방송됐다.
김한동 CP는 “25일 도올을 만나 심의실의 분량조정 의견을 전달했으며, (김씨가) 이미 녹화한 8회 분량까지 총 24회는 내보내야겠다고 해 협의하고 헤어졌다”며 “논의를 하던 중인데 방송 중단으로 이슈화해 황당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4대강 관련 내용은 방송은 물론 강의에서도 단 한번도 언급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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