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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사업 목매는 대학들 학생 편의 나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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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사업 목매는 대학들 학생 편의 나몰라라

입력
2011.10.2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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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총학생회는 24일부터 캠퍼스 내 커피전문점 커피 가격 인하 운동에 나섰다. 2004년부터 학내 상업시설이 계속 논란이 되는 가운데 최근 들어 커피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 유지영 부총학생회장은 "대학은 학생을 위한 공간이지 수익을 창출하는 곳이 아닌데 고가의 커피 프랜차이즈업체가 들어서 상업화를 부추기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화여대 영문과 2학년 김모(20)씨는 최근 교내 유학원 부도 소식에 깜짝 놀랐다. 그는 "학교에 입점한 곳이라 믿고 이 유학원을 통해 어학연수를 갈 계획이었는데 다 포기했다"며 "학교가 기본적인 심사도 안하고 돈만 내면 다 받아주는 것이냐"고 말했다.

수익 사업에 혈안이 된 대학 때문에 피해와 불편을 호소하는 학생들의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대학들은 '소 귀에 경 읽기'식 버티기로 일관, 비판만 사고 있다.

동국대의 경우 사회과학대학 앞 야외 휴게실 커피전문점 입점을 놓고 공사 현장 점거 반대 시위까지 있었다. 최장훈 사회과학대 학생회장은 "학생들은 휴식 공간이 부족해 난리인데 학교 측은 '업체가 건물에 엘리베이터를 지어주는 조건으로 입점한다'는 어처구니 없는 말만 되풀이 했다"고 밝혔다. 일주일에 걸친 농성 뒤 학교가 기존 공간의 절반을 휴게실로 남기는 절충안을 제시해 일단락 됐지만 학생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홍익대는 정문 쪽 홍문관 건물이 문제다. 이 학교 산업디자인과 3학년 안미정(21)씨는 "16층에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있지만 한 끼 몇 만원에 이를 정도로 비싸 이용하는 학생들은 거의 없고 외부인이 대다수"라며 "교내 보건소가 있음에도 치과까지 이 건물에 굳이 들인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숭실대는 건립 예정인 교육문화복지센터에 대형 유통점인 테스코-홈플러스를 유치했다. 오는 2015년쯤 지하 5층, 지상 11층 건물을 지은 다음 홈플러스가 입점, 수십년간 운영 수익을 가져간 뒤 숭실대에 기부체납하는 형식이다. 하지만 학생들은 상업시설 유치에 부정적인 반응이다.

학교에 외부 시설은 마구 들어서는 반면 학생들의 자치공간 확보는 언감생심이다. 이화여대 동아리연합회 회원 조하홍(23)씨는 "3년 전 지하캠퍼스가 지어질 때 학교는 학생들과 논의 없이 상업공간으로 만들었다가 항의가 일자 동아리 방 등을 제공한다고 했지만 결국 없던 일이 됐다"고 비판했다. 김준한 서강대 총학생회장은 "편의시설이라는 이름으로 학내에 상업시설이 속속 생겨나는데 도대체 누구를 위한 편의인지 알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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