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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재보선/ 서울시장 선거 승패 따른 정국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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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재보선/ 서울시장 선거 승패 따른 정국 시나리오

입력
2011.10.25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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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서울시장 보선 결과는 향후 대선 정국까지 뒤흔들 메가톤급 파장을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장 보선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맞대결 구도로 전개됐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무소속 박원순 후보 가운데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내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으로 가는 길이 달라지게 된다.

■ 羅 이기면 박근혜 사실상 與 접수

나경원 후보가 승리하면

우선 박근혜 전 대표의 대세론이 뿌리를 내리게 된다. 한때 '안철수 바람'으로 경고등이 켜졌던 대세론이 다시 힘을 얻게 되고, 박 전 대표의 대선가도에 파란불이 켜지게 된다. 한나라당을 비롯한 여권은 박 전 대표 중심으로 신속히 재편될 수 있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박 전 대표가 총선 공천을 주도하는 등 사실상 여당을 접수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상급식 투표 패배를 딛고 어려운 싸움에서 이긴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등 당 지도부의 입지도 강화될 수 있지만 당심(黨心)이 '선거의 여왕' 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국 주도권을 한나라당이 쥐게 됨으로써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도 일단 안정을 찾게 된다. 하지만 이어지는 총선과 대선 국면에서 당 우위의 당청 관계가 전개되고, 박 전 대표가 여권 중심에 서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 대통령은 정치 문제에서는 2선으로 물러설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게 된다.

반면 안철수 바람은 소멸의 길을 걷게 된다. 이 경우 '정치인 안철수'는 '자연인 안철수'로 되돌아 갈 가능성이 높다. 자력으로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못한 민주당은 지도부 책임론 제기로 혼란을 겪데 된다. 손학규 대표의 사퇴 주장이 확산되고, 12월 초로 예정된 전당대회 일정을 앞당기자는 목소리도 터져나올 수 있다. 다만 박원순 후보를 비롯한 시민사회진영의 정치실험이 기성 정치의 벽에 막혀 좌초하게 되는 만큼 야권통합 과정에서 민주당이 주도권을 잡을 수는 있다.

■ 朴 이기면 '안철수 태풍' 여의도 강타

박원순 후보가 승리하면

안철수 바람은 '박원순 바람'과 섞이면서 태풍으로 거듭나게 된다. 사실상 정치인의 길로 들어선 안 원장은 "시민사회 세력과 건전한 야당 세력을 규합해 신당을 만들고 대선에 출마하라"는 여론을 등에 업고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안풍(安風)이 여의도 정치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만큼 안 원장이 기성 정당을 선택하는 대신 신당을 만들 것이란 관측이 벌써 파다하다. 물론 현실정치의 벽이 가로막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이정희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지금까지는 바람으로 영향력을 키워왔지만 정치세력화를 추진하려면 리더십이나 정책에 대한 검증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정국 주도권은 야권으로 넘어가고 한나라당은 내홍에 빠지게 된다. 박 전 대표의 대세론이 크게 흔들리는 것은 물론이고 여당 지도부도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의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 현상이 가속화하고 국정 장악력이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이 대통령의 탈당론이 제기될 수도 있다.

민주당을 포함한 야권은 승리의 함성을 지르겠지만 마냥 즐겁지는 않을 수 있다. 시민사회 진영이 기성정치를 심판한 결과로 민주당이 야권통합 과정에서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야권통합 과정에서 친노그룹과 시민사회 진영 등이 주축을 이루는 '혁신과 통합'이 목소리를 키울 수 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이해찬 전 총리 등이 민주당을 압박할 경우 민주당이 '헤쳐 모여'식으로 이합집산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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