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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점 의류업체, 100만원 팔면 백화점에 34만원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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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점 의류업체, 100만원 팔면 백화점에 34만원 낸다

입력
2011.10.25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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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명 백화점에 입점한 의류 업체가 100만원짜리 옷을 팔면 얼마가 남을까. 약 3만원이 남는다. 우선 매출 100만원 중 백화점이 가져가는 판매수수료가 33만8,000원이나 된다. 문제는 이게 전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판촉사원 인건비(약 10만원)와 인테리어 비용(5만원), 광고비ㆍ판촉용품비(5만원)까지 부담해야 한다. 여기에 의류 원가를 더하면 남는 건 고작 3만원 안팎이다.

25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빅3' 백화점에 납품하는 73개 중소업체들이 이들 백화점에 내는 판매수수료가 해외 명품업체(17%)의 두 배에 가까운 평균 31.8%로 조사됐다. 품목별로는 셔츠ㆍ넥타이(37.0%), 유ㆍ아동 의류(36.7%), 남성정장(34.0%), 여성정장(33.8%) 순으로 높았다. 중소 납품업체들이 추가로 부담하는 판촉사원 인건비와 인테리어 비용 등을 감안하면 매출액의 50%를 떼이는 셈이다.

실제 중소 여성복 업체 A사는 판매수수료로 36%를 내고, 백화점 각 매장에 파견하는 판촉사원 인건비로 연 매출(40억원)의 10%를 지출한다. 여기에 인테리어 비용(5%)과 백화점 할인행사 광고비ㆍ판촉 용품 제작비 등 잡비(5%)를 더하면 매출액의 56%를 백화점에 떼이게 된다. 전체 지출 규모로 봐도 해외 명품업체(29%)의 두 배나 된다.

공정위는 A백화점이 자체 분석한 '의류부문 원가구조'도 공개했다. 판매수수료가 2.7%포인트(27.0%→29.7%) 오르면 납품업체 이익이 4.5%포인트(8.4%→3.9%)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소업체 관계자는 "100만원어치 팔아봐야 고작 3만원 정도 남지만, 백화점에서 쫓겨나면 브랜드 인지도가 하락하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백화점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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