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에 풍부하게 매장된 희소금속을 확보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요미우리(讀賣) 신문이 25일 보도했다. 반도체와 광학기기 첨단제품의 원료로 사용되는 니켈 크롬 희토류 등 희소금속의 전세계 수출량 중 90% 이상을 독점하고 있는 중국이 이를 ‘자원 무기화’ 대상으로 삼는데 따른 대응이다.
카자흐스탄의 희소금속 확보에 가장 눈독을 들이는 나라는 일본이다. 지난해 9월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ㆍ釣魚島)를 둘러싼 중국과의 영토분쟁 과정에서 희토류의 대일 수출금지라는 중국의 조치에 항복한 뼈아픈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도다.
일본의 스미토모 상사는 6일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서 열린 ‘일본-카자흐스탄 경제 관민합동협의회’에서 카자흐스탄의 국영기업 카자톰프롬과 내년부터 희소금속을 생산키로 하는 각서에 서명했다. 앞서 도시바는 지난달 말 이 회사와 공동출자 회사를 설립했다. 이들 회사는 2년 내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럽 각국도 가세하고 있다. 독일의 화학 대기업과 프랑스의 지질연구소 등이 최근 카자흐스탄과 공동사업에 합의했다. 한국도 이명박 대통령이 8월 카자흐스탄을 방문하는 등 자원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남한 면적의 27배가 넘지만 미개발 상태의 자원이 많아 희소금속 개발의 개척지로 불린다. 카자흐스탄 개발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희소금속 수출량은 지난 해 동기 대비 55% 늘었다.
자원을 독점해온 중국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중국은 카자톰프롬이 생산하는 우라늄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희소금속 권리를 양도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배경에는 카자흐스탄의 희소금속 대량 생산이 가격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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