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출연 등을 통해 얻은 유명세를 토대로 38세 나이에 사상 최연소 오사카(大阪)부 지사에 당선된 하시모토 도루(橋下徹ㆍ42) 지사가 23일 하위 지자체인 오사카 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한국으로 치면 광역단체장을 사임하고 기초단체장에 출마하는 것인데, 일본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다. 하시모토 지사는 11월 27일 치러지는 시장 선거에서 당선되는 즉시 오사카시를 해체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하시모토 지사가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은 오사카부와 오사카시가 행정 과정에서 사사건건 대립했기 때문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인구 800여만명의 오사카부는 인구 260여만명의 오사카시를 비롯해 32개 시의 행정을 총괄한다. 하지만 오사카부와 오사카시의 견해 차이로 하수처리장, 도서관 등 공공시설을 제각각 건설하는 등 이중행정에 따른 예산낭비가 심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시모토 지사는 이런 문제가 복잡한 행정구조에서 기인했다고 판단, 광역부-기초시-행정구 등 3개로 나눠진 행정조직을 광역도-행정구 등 2개로 단순화하는 방안을 생각해왔으며 이를 위해 기존 오사카시를 해체, 수십 개의 행정구로 나눠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런 구상을 구체화하려면 오사카시의 협조가 필요한데 히라마쓰 구니오(平松邦夫ㆍ62) 시장은 생각이 다르다. 히라마쓰 시장 역시 이중행정의 폐해는 인정하지만, 오사카시의 행정을 강화하는 쪽을 선호하고 있다.
하시모토 지사는 자신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 히라마쓰 시장을 끌어내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 직접 출마를 결정했다. 현재 부, 시의회 모두 하시모토 지사가 설립한 오사카 유신회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시장에 당선만 되면 행정조직 개편을 추진할 수 있다.
하지만 설사 시장에 당선되더라도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는데 적지 않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자신의 시장 출마로 공석이 된 지사 선거에 당초 출마를 타진한 유명 인사들이 줄줄이 고사하는 바람에 결국 마쓰이 이치로(松井一郞ㆍ47) 오사카 유신회 간사장이 나서기로 했으나 지명도가 낮다. 행정조직 개편의 최종 결정권을 가진 정부도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