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수정구 옛 성남시청사가 철거되고 그 자리에 종합병원급 시립의료원이 들어선다. 성남시는 31일 오전 10시 이재명 시장과 지역 국회의원, 시·도의원, 시민 등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수정구 태평동 옛 시청사 발파 해체식을 갖는다. 이 곳에는 2015년까지 450병상 규모의 시립의료원이 들어설 예정이다.
5층 건물 두 차례 20여초간 폭파
연면적 2만5,697㎡에 지하2층 지상6층 규모의 옛 시청사는 본관ㆍ신관 두 부분으로 나눠 철거에 들어간다. 젤 형태의 폭약인 메가마이트 60~70㎏을 기둥당 2,3곳, 총 623개소에 나눠 넣어 순차적으로 폭파시킨다.
맨 먼저 본관 건물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주저앉고(그림1) 뒤이어 신관이 앞으로 쓰러진다(그림2). 다 쓰러져도 민원실 쪽 480㎡ 가량은 주변 주택지역 피해를 막기 위해 남게 된다(그림3). 이 건물이 모두 무너지는 데는 20~30초 가량 소요된다.
시는 이 과정에서 분진 피해를 막기 위해 소방차 4대를 동원해 물을 뿌릴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폭파 해체 단가가 기계식 철거단가의 64%에 불과해 경제성이 뛰어나다"면서 "또 폭파 공법으로 해체하면 주민들이 장기간 소음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가 담당할 폭파 해체에는 폐기물 처리비용 2억7,500만원을 포함해 총 8억8,158만원이 소요된다.
시는 본관 앞쪽 시민회관 건물은 남겨두고 원래 용도로 사용할 계획이며 철골주차장도 의료원 착공 전까지 사용할 예정이다.
2015년 450병상 시립의료원 들어서
시는 철거를 완료하고 내년 초 입찰에 들어가 6월 중 시립병원 착공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시립병원은 1,932억원을 들여 연면적 8만1,510㎡(지하 4층, 지상 11층)에 450병상 규모로 2015년 8월 준공 예정이다.
시립의료원은 심혈관센터, 관절센터, 호스피스병동 등을 갖춘 공공병원으로 특화 운영된다. 시는 시립의료원이 개원하면 652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지며 하루 3,000여명이 내원해 신·구시가지 간 의료불균형을 해소하고 주변 상권에 활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운영방식 시-시의회 갈등 해결해야
하지만 착공까지는 운영방식 합의라는 난제가 도사리고 있다. 시는 시립의료원이라는 공공성격 강화를 위해서는 직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시의회는 적자운영을 막으려면 대학병원에 위탁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시의회는 지난 7월 시가 요구한 의료원 건립비 중 폭파해체비, 감리비 등 45억9,000만원만 의결해 줘 실제 공사에 필요한 내년 예산(500억원 추산)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시의회 설득이 선결과제다.
시 관계자는 "한나라당 시의원들을 중심으로 직영에 반대하는 의견이 많아 착공까지 가는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시립병원 설립에 대한 공감대가 있고 철거가 진행되면 의외로 설립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위탁운영을 전제로 철거예산을 배정한 한나라당은 위탁운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단 한 푼의 예산 추가 배정도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어서 착공이 상당 기간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이다.
이범구기자 eb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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