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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LCD 패널 값 끝없는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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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LCD 패널 값 끝없는 추락

입력
2011.10.2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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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도 없이 폭락하던 액정화면(LCD) 패널 가격이 마침내 200달러 선까지 위협하고 있다. 사실상 업체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LCD를 생산중인데, 새롭게 뛰어든 중국 LCD업체들의 물량공세가 '치킨게임'을 더욱 심화시킨다는 지적이다.

21일 시장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이달 후반기 TV용 LCD패널 대표제품인 40~42인치의 가격은 사상 최저치인 206달러까지 폭락했다. 지난해 1월에 비해 무려 39%나 급락한 것. 팔면 팔수록 손해인 원가 마지노선도 이미 무너졌다.

이유는 수요부진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 최대수요처인 북미와 서유럽의 TV 및 PC 모니터용 판매 부진이 주된 원인이다.

이쯤 되면 업체들이 수요에 맞게 감산에 나서야 정상이지만, 업체들은 가격폭락을 감수하면서도 LCD를 계속 찍어내고 있다. 세계 최대 LCD업체인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는 막대한 적자에도 불구, 약 85%정도의 높은 공장가동률을 고수하고 있다. 세계 3,4위 업체인 대만의 AU옵트로닉스(AUO), 치메이이노룩스(CMI)의 가동률(70%대)보다 높은 수준이다.

왜 감산을 통해 공급량을 줄이지 못하는 걸까.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금 당장 시황이 좋지 않다고 해서 공장가동률을 한꺼번에 줄이면 나중에 호황이 돌아왔을 때 거래처에서 요구하는 물량을 제때 맞출 수 없다"며 "경우에 따라선 거래처를 아예 잃는 상황도 올 수 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일단 사장점유율을 확보해야만 나중에 더 큰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중장기 관점에서 대만 등 경쟁업체에게 거래선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지금 손해를 보더라도 압도적 공급우위를 지켜야 한다는 얘기다.

다만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진행중인 투자만 계속하고 내년 상반기 이후에는 신규투자를 하지 않을 방침이다. 감산은 힘들지만 생산여력을 더 늘리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최근 시장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곳은 중국의 LCD업체들이다. 이들은 불황 속에서도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생산을 늘려가고 있어, 치킨게임이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LCD업체인 BOE와 CEC 팬더 등은 당국의 정책적 배려 속에 베이징(北京) 및 난징(南京)에서 8세대 LCD 생산라인 가동에 착수했다. 매월 유리기판(LCD 원판) 투입을 기준으로 BOE는 3만5,000장을, CEC 팬더는 4만7,000장을 생산 중이다. 또 다른 업체인 차이나스타도 올 4분기에 월 1만5,000장의 유리기판을 생산할 예정이다. 중국 당국은 현재 차세대 국가사업의 하나로 LCD 분야를 정하고, 세제혜택 등을 제공하면서 관련 업체들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럽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지원과 함께 생산량을 늘려가고 있는 중국 업체들이 등장하면서 수요부진과 공급 과잉이 겹친 LCD 업계의 불황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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