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심전심/정끝별 지음/ 문학동네 발행ㆍ260쪽ㆍ1만6,000원
<시심전심(詩心傳心)> 의 저자 정끝별씨는 1988년 시인으로, 1994년 문학평론가로 등단해 여러 권의 시집, 시론집을 냈다. 현재는 명지대 국문과에서 시를 가르친다. 시를 읽고, 쓰고, 가르치는데 이만한 적격자가 없다. 정씨는 중학교에 입학한 아이를 위해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청소년문예지 '풋,'에 한국시를 읽고 감상하는 방법을 소개한 글을 연재했다. 대상이 '청소년'인 까닭에 중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 나오는 시를 대상으로 했지만, 장석남과 남진우처럼 현재 문단에서 활동하는 시인들의 작품도 다수 포함돼있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뜻이 서로 통한다는 의미의 '이심전심'에서 제목을 딴 새 책은 이 연재를 묶고 다듬어 출간한 것이다. 시심전심(詩心傳心)>
책은 총 5부로 나눠 40명의 시인, 40편의 시를 소개하고 있다. 어려운 시어나 해설에 사용된 비평용어는 사전적 뜻을 찾아 책 아래 편집자주로 달았다. 세대를 초월해 비슷한 주제와 형식의 시를 두 편씩 짝지어 소개하는데, 김소월의 '진달래꽃'과 이성복의 '꽃피는 시절'을, 이상화의 '나의 침실로'와 박두진의 '청산도'를 나란히 놓고 소개하는 식이다.
함께 묶인 시인들의 시 세계는 시공간을 넘어 공통점을 갖고 있다. 예컨대 시인 장석남은 현재 시단에서 미당의 언어 감각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문인으로 꼽힌다. 서정시에 뿌리를 두고 있고, 말을 다루는데 천부적 기질을 타고난 까닭이다. 저자는 서정주의 '추천사- 춘향의 말1'과 장석남의 '배를 밀며'를 예로 들어 이 둘을 엮는다. '('추천사'는) 판소리 '춘향전'의 그네(추천)에 초점을 맞춰 사랑에 빠지기 직전 춘향의 마음을 형상화 하고 있다. (중략) 춘향의 그네는, 장석남 시인의 시에서 '배를 미는' 행위로 변주된다.'
저자는 '시는 언어예술이고 언어마술이다'고 말한다. 최소의 언어로 최대의 의미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의적인 해석이 필요한 시 읽기를 무턱대고 어려워하는 독자들이 있다. 이런 독자에게 저자는 '천하무적 시 읽기'의 노하우를 전수한다. '먼저 읽어라, 느껴라, 상상하라, 그리고 궁금해 하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시가, 여러분 앞에!'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