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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우의 공감] 서울대에 7억 기부 '공부의 신' 배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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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우의 공감] 서울대에 7억 기부 '공부의 신' 배인호

입력
2011.10.21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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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명이 '배칠수'다. 수능을 7차례 본 끝에 대학에 입학한 7수생이라 해서 붙은 별명이다. 그런 그가 서울대 사범대 체육교육학과에 입학한 뒤 인강(인터넷 강의) 스타강사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암울했던 7수 생활의 경험을 살려 입시 전문가가 된 것이다. 실패는 성공의 거울, 훌륭한 선수만 좋은 감독이 되는 것은 아닌 셈이다.

게다가 그는 재학생 신분으로 서울대에 보험 형식으로 7억원을 기부해 최근 화제를 모았다. 학교에서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빚을 갚겠다는 것인데, 마음이 갸륵하다. 그는 앞으로 어려운 대학생들에게 직접 장학금도 지급할 계획이다. 28세 배인호의 포부는 야무지다. 인성과 지성을 갖춘 엘리트를 양성하는 학교도 설립하겠단다. 나이키 같은 글로벌 스포츠용품업체를 만들겠다는 꿈도 키우고 있다.

수능이 11월 10일, 불과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드라마 '공부의 신'의 모델로도 소문 났던 그를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_ '배칠수'라는 별명이 재미있다.

"수험생활을 7년이나 했다. (인강) 학생들 중에 안티들이 있었는데 나를 놀리려고 이런 별명을 만들어냈다. 수험생활을 오래 하다보니 학생들 마음도 잘 알고 도움도 많이 줄 수 있다. 그래서 그 별명이 좋고 마음에 든다. 온라인 상에서 별명은 '공신'(공부의 신)이다."

_ '공부의 신'이라는 드라마의 모델이었다는데.

"원래 그 드라마는 일본 만화책이 원조다. '꼴찌 동경대 가다'라는 일본 만화책이 원작이다. 일본에서 이를 토대로 '드래곤 사쿠라'라는 드라마가 만들어졌다. 꼴찌들을 동경대에 보내는 폭주족 출신 3류 변호사의 스토리다. 사례가 비슷하다. 나는 드라마 '공부의 신'에서 멘토로 참여해 조언을 했다. 드라마에서 비슷한 느낌을 줬을 뿐 실제 주인공의 모델은 아니다."

_ 28세라는 나이에 7억원 기부는 좀 무리 아닌가.

"원래 '공신'이라는 대학생 연합 교육봉사 동아리활동을 하면서 교육으로 돈을 벌거나 수단화하는 것은 죄라고 생각했다. 또 무료 교육을 하면서 학생들에게서 많은 상처를 받았다. 학생들에게 무료로 책을 만들어서 나눠주곤 했는데 돈이 없어서 책을 못 나눠줄 때가 있었다. '책 받으러 왔는데 책을 나눠주지 않으니 사기'라고 말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그때 학생들이 자기가 받은 것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것이 교육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인터넷 유료강의를 시작했다. 작년 3월부터 인터넷 강의를 하면서 돈을 벌었다. 기회가 된다면 학교를 세우고 장학재단도 해보고 싶다. 그런데 가르치는 것에 신경을 쓰다보니 돈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 기부라는 방식을 택했다. 돈을 들고 있는 것보다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_ 기부 방식은 어떤 것인가.

"나는 재작년까지 대학에서 가계곤란을 이유로 장학금을 받았다. 보통 기부라고 하면 나이 드신 분들이 한다. 하지만 요즘 젊은 사람들은 자기가 수입이 있는 가능한 선에서 조금씩 하는 경우가 많다. 내 경우 보험료 형식으로 불입하면 사망시 7억원 기부가 가능하다고 계산했다. 물론 중간정산을 해 기부할 수도 있다. 대학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빚진 것은 갚겠다는 생각을 했다. 형편이 어려워도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은 나중에 사회에 도움이 될 것이므로 그런 학생들을 돕고 싶다."

_ 인터넷 강의 수입은 얼마나 되나.

"편차가 크다. 많은 달은 7,000만-8,000만원, 적을 때는 1,000만-2,000만원이다. 세금 등 이것저것 떼니까 정확한 액수는 받아봐야 안다. 전액을 다 기부할 수는 없다. 수강생들을 위해 콘텐츠 개발도 해야 한다. 기부만 하다보면 수강생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 그래서 수익의 일부를 콘텐츠나 강의 준비 등에 쓰고 남는 금액을 기부하고 있다. 교육을 통해 번 돈은 교육에 써야 한다. 교육과 돈벌이는 별개라고 생각한다. 돈벌이를 위해서는 다른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직접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줄 생각이다."

_ 고교 때 자퇴한 이유는.

"태어난 곳은 경남 창원인데 자퇴를 한 곳은 목포고다. 학교에 대해 모순이라고 생각했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지식교육도 못 시키면서 인성교육도 안한다. 선생님들은 '대학 가기 위해서 모든 것을 버려라, 사람 됨됨이도 포기하라'는 식으로 가르친다. 그런데 대학만을 가려면 학원 공부가 나은 것 갼年? 인성교육도 못하고 지식교육도 못하는 학교에 굳이 남아있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_ 학교 성적은 어땠나. 대학도 여러 곳을 다녔다던데.

"고등학교 첫 시험에서 38명중 34등을 했다. 별일이 아닐 수도 있다. 어린 나이에 집도 너무 힘들었고 마음 둘 데가 없어서 괴로웠다. 공부를 못하니 친구들이나 선생님들에게 무시를 당했다. '공부를 못하면 이 세상에 살 만한 가치가 없겠구나'라는 생각이었다. 아파트 옥상에도 많이 올라갔다. 아버지는 중소기업에 다니다가 1998년 IMF를 맞아 실직하셨고 이후 아파트 경비 등을 전전했다. 어머니는 식당을 하다가 IMF로 접었다. 2003년 처음 대학(전북대 법대)을 갔을 때 멋모르고 고시 공부를 했다. 다른 길이 없었다. 그러나 끼니를 못 이을 정도로 어려웠다. 먹는 것부터 해결하려고 군대를 갔다. 시간을 끌어볼 참이었다. 군 보직은 힘들지 않아 저녁에는 공부할 시간이 났다. 수능도 다시 치고 사법시험도 보고 싶었다. 행군할 때도 단어장 뒤지고 다녔다. 제대 직후에는 사업을 해서 돈을 좀 벌어 제대로 수능을 공부하려 했다. 스포츠 용품 판매, 유통 사업이었다."

_ 그렇게 서울대를 가는 데 7년이 걸렸다.

"고2 때는 지방 의대 갈 수 있는 성적이 나왔다. 자퇴하고 재수학원으로 가서 10월에 모의고사를 봤는데 성적이 상위권이었다. 하지만 내신이 좋지 않았고 욕심은 컸다. 수능을 봤는데 어정쩡한 성적이 나왔고 제대 후에 수능을 다시 봤으나 실패였다. '나이도 많은 상태에서 수능을 몇 년을 했는데 겨우 이 정도밖에 안되나'라는 자괴감이 들었다. 포기하고 제주도 내려가서 편히 쉴 생각을 하면서 제주교대에 입학했다. 거기서 사람 됨됨이에 대한 많은 것을 느꼈다. 그런데 이 학교가 다른 대학과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학사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다시 '수능병'이 도졌다. 또 시험을 봤으나 결과는 별로였다. 운동에는 자신이 있어 서울대 체육교육학과에 입학했다. 복싱도 해봤다. 시골에서 소 키우고 볏짚 나르는 농사일, 배에 올라서 그물 당기는 일도 했다. 몸에 힘이 많이 생겼다."

_ 만족하나.

"대학은 세번째로 다닌다. 학교에 대한 만족도는 높다. 첫 대학 전북대에서는 적응을 잘 못했다. 제주도의 삶이 가장 즐거웠다. 서울대에 들어와서는 체육교육 과목은 물론 복수전공으로 국어교육 수학교육 등을 배우는 것이 즐겁다. 수능을 준비하면서 근본적인 문제를 고민했었는데 여기서 많이 풀렸다. 지식적인 측면은 서울대, 생활적인 측면은 제주교대가 좋았다."

_ 학원 강사가 인성교육을 중요시하는 것은 모순 같다.

"사실은 전인교육이 필요하다. 지ㆍ덕ㆍ체를 생각해 본다. 학교도 그렇고 학원도 지식교육만 한다. 제주교대에서 서명석 교수님을 만나서 배웠다. 정말 중요한 것은 사람의 됨됨이라는 것이다. 서울대에서도 문용린 교수님 수업을 들으면서 많이 느낀다. 인성이란 감정과 정서를 절제하는 것이라고 배웠다. 이런 것을 몰라서 고교시절을 힘들게 보내는 것이다. '사람 됨됨이를 갖춰라, 건강하게 운동해라' 해도 학생들은 듣지 않는다. 목표가 대학입학이라 그렇다. 수업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는데,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변한다. 내 얘기를 해주면 크게 감동한다. 인성교육을 하면 입시교육에도 도움이 된다. 인내심이라든지 자기 감정, 정서 조절을 하는 것이다.

올해 수능도 얼마 남지 않았지만 학생들 80%가 안절부절한다. 목표는 높고 현실은 못 따라간다. 학생들이 자기 감정과 정서를 조절하지 못한다. 이를 인성교육으로 조절할 수 있다. 실제 교육을 해보면 효과가 있다. 성적이 오르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진로선택이나 만족도가 많이 달라진다. 공부도 진지한 자세로 임한다. 생각하는 방식이 문제다. 공부를 하다보면 힘들다. 그럴 때 극기하고 이겨내는 것이 미덕이고 덕목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면 달라진다. 소위 SKY대(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입학정원은 1만2,000명에 불과하다. 수험생이 70만명이니 1.4%에 해당한다. 이들 말고 나머지는 패배자가 되는 풍토가 문제다.

더욱이 지금 대학입시는 수능 점수뿐 아니라 운이 많이 작용한다. 학생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보답을 받기가 쉽지 않다. 좋은 대학을 가지 못했기 때문에 힘들여서 노력했던 과정이 무시되고 의미가 없어지는 것처럼 되는 게 위험하다. 그것을 극복하려면 단순한 결과나 목표만이 아니라 스스로 견디며 쌓았던 과정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을 시켜줘야 한다. 실력과 목표치는 늘 다르다. 이 갭을 메꾸기는 힘들다. SKY대 입학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과정을 중시하라는 얘기다. 처음에는 애들이 그런 걸 이해를 못한다. 대학을 왜 가야 하는지, 가면 왜 좋은지를 모른다. '돈을 많이 벌 수 있고 남편 얼굴이 바뀐다'는 등의 말로 현혹해서 끌어들이지만 오래가지 못한다. 공부하는 과정에서는 공부 자체에 재미를 느껴야 磯?"

_ 어떻게 공부에 재미를 느끼도록 할 수 있나.

"공부에 재미를 느끼려면 공부가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 되어야 한다. 수업시간에 점차적으로 이끌어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선행학습보다 후행학습이 중요하다.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은 이해를 못해서다. 선행학습이 그렇다. 표면적으로만 본다. 덜 성숙해서 못 배운 것도 있고, 수업시간에 놓친 것도 있다. 기초부터 차근차근 해보면 원리와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학교나 학원이 모두 선행학습을 하는 것이 문제다.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휙 지나간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12년간 학생마다 다 비어있는 곳이 다 다르다. 이를 채우려면 비용도 많이 들고 시간도 많이 든다. 초등학교 교과서부터 다시 읽어보라고 한다. 그런 식으로 연결교육을 잡아주면서 복습도 시킨다. 자기주도적으로 빈 곳을 채울 수 있겠지만 쉽지는 않다."

_ 학원 강사가 된 계기는.

"1학년 여름방학 때 학교 선배가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쳐 보라고 했다. 별 생각 없이 갔는데 학생들에게 던져주는 한두 마디가 도움이 된 모양이었다. 나중에 학생 몇 명이 따로 가르쳐 달라고 했다. 분당에서 좀 이름이 알려지면서 돈도 많이 벌게 됐다. '과연 이렇게 돈 버는 게 괜찮은 건가, 이걸로 많은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교육봉사 동아리 '공신'에서도 활동했는데 돈이 없으니 강의실이나 교재가 변변치 않았다. 수입은 없어도 좋으니 학생들을 누구보다 잘 가르치고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랬고 학생들이 공부할 공간과 콘텐츠 개발이 필요했는데, 그때 교육업체인 KT에듀아이가 접촉이 되어서 시작했다. 그 전에 2003년부터 아이들 가르치는 것은 많이 해봤다. 제주교대 다닐 때도 교육봉사활동을 했다. 사실은 내가 학원강사들처럼 훌륭한 스펙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공신에서 이름을 얻었다. 공신 회원이 20만명이다. 하루에 40~60건씩, 많을 때는 200~300명씩 상담을 했다. 주변에서 '너는 강의에 타고 난 것 같다'고 했다."

_ 국ㆍ영ㆍ수를 다 가르치는 것도 특이하다.

"수험생활을 길게 하면서 전과목에 대해 고민 많이 했다. 서울대 들어와서 수능 출제하는 교수들을 만나니까 본질이 보였다. 옛날에는 겉핥기 식으로 문제만 풀었다. 하지만 지금은 시중에서 하는 강의와 콘텐츠들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한다. '이 내용은 이렇게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을 하다보니 언어ㆍ수학ㆍ영어를 다 건드리게 됐다.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방법론이 중요하다. 하지만 학생들은 방법론보다는 구체적인 것이 필요하다. 이 둘을 조합하니 반응이 좋았고 학생들의 요청으로 세 가지 과목을 통합적으로 가르치게 됐다. 지금 대학에서 복수전공으로 수학교육, 국어교육도 하고 있다. 헷갈릴 수도 있겠지만 수능과 관련된 것만 10년쯤 하고 있어서 문제는 없다. 세 과목을 다 가르치는 것은 장점이 있다. 밸런스 배분을 해줄 수 있다. 언어나 외국어는 상통하는 영역이 있어 이를 결합시켜준다. 학생들이 수학을 어려워한다. 수식을 푸는 과정은 어쩌면 수학자들 간의 의사소통 방법이다. 수학적 직관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학생들은 수학자가 아니다. 그래서 이 부분을 언어적으로 풀어준다. 그러면 학생들이 좀더 이해를 하고 많이 얻어간다."

_ 대학 졸업하면 교사 임용고시를 볼 건가.

"경쟁률이 치열하다. 체육교육학과도 전국에서 10명 정도 붙는다. 독일어의 경우 전국에서 1명 정도로 알고 있다. 국어가 가장 많은데도 70~80명이다. 임용고시로 교사 되기는 정말 힘들다. 내가 굳이 임용고시 보는 데 에너지를 소모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학교라는 조직이 근본부터 변해야 하는데 일개 교사로 들어가서는 불가능하다. 오히려 학교를 세워볼까 하는 생각을 한다. 졸업하면 임용고시보다는 사립학교에 가는 것이 빠르다. 돈을 모으면 학교를 세우고 싶다. 일선 선생님들 얘기 들어보면 일반 학교에서는 열심히 하면 왕따 된다고 한다. 다른 교사가 학생들에게 욕을 먹기 때문이다. 그냥 일반 학교 가서는 회의가 생길 것 같다. 학생들도 학교를 의무적으로 다닌다. 수업은 안 듣고 학원 수업에 치중한다. 보람이 없을 것 같다."

_ 공교육의 문제는 어떻게 보나.

"애들은 학교 가면 자고, 학원 가서 공부한다. 대학 서열이 문제다. 대학 서열을 없애든지, 대입제도를 바꿔야 한다. 학교에서 인성교육이나 실질적인 교육이 이루어지려면 입시제도가 바뀌어야 하고, 학교 체질도 바꿔야 한다. 그리고 서울대를 없애야 한다. 이런 소리 하면 서울대 학생들에게 욕을 많이 먹는다. 대학도 프랑스 형태로 변해야 한다. 국공립대학 다니면 등록금 내지 않고 용돈도 줘야 한다. 예를 들면 의대는 제주대로 몰아버리고 법대는 부산대로 몰아버리는 식으로, 한 대학에서 한 학과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게 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경제적 문제를 해결해주고, 淪?서열을 없애버리면 공부를 공부답게 할 것이다. 전문계 고등학교에 강의를 나간 적이 있는데 거기 교사가 진학 지도가 잘못되고 있다고 고백했다. 전문계고도 80%의 학생이 대학 진학을 하는데 1~2년 추적해보니까 그 중 3분의 2가 그만둔다고 했다. 공부 적성이 아니라든지, 의미가 없다든지 하는 이유로 그렇다. 대학도 지금처럼 많을 필요가 없다."

_ 소위 '1타 강사'(과목별 수강생 숫자가 1위인 강사)들을 '교육을 돈벌이로 생각하는 인간들'이라고 욕했는데, 본인도 마찬가지 아닌가.

"그래서 내가 욕을 먹고 있다. 하지만 시작점이 달랐다. 사교육 종사자들은 사업가들이다. 교육에서 '교'는 사람을 가르치는 것, '육'은 역량을 기르는 것이다. 그런데 사교육업체들은 교육을 비즈니스로 보는 사람들이다. 나는 교육을 교육으로 보고 시작했다. 문제는 사소한 교재 하나도 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교재도 흑백과 풀컬러가 다르다. 풀컬러가 보기 좋고 공부도 잘된다. 이런 건 투자의 문제고 돈의 문제다. 내가 교육으로 돈을 번다는 것이 마음이 안 편하다. 그래서 학교를 세우든지 장학금을 준다든지 하려는 것이다. 절대다수의 사교육 종사자들은 돈을 벌기 위한 것이 목적이다. 교육으로 돈벌이를 하면 교육의 본질을 왜곡한다."

_ 그렇다면 학원강사를 왜 하는가.

"돈을 벌려면 다른 것을 해야 된다. 교육은 아니다. 교육에 발을 담그고 있는 이유는 어찌됐건 나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나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은 학생들이 있고 어떤 친구들은 나 없이는 안된다고 한다. 사실 돈을 벌기 위해서 친구들과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스포츠용품 관련이다. 우리는 아직 나이키 같은 글로벌한 스포츠기업이 없다. 이제는 그런 기업이 생길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다. 소셜커머스 같은 것을 결합해서 할 생각이다. 돈은 그쪽에서 벌 것이다."

_ 수험생이나 고등학생들에게 해줄 말이 있다면.

"수험생 시기에는 어쩔 수 없다. 신체적, 정신적, 환경적으로 당연히 시련을 겪어야 하는 시기다. 너무 괴로워하지 말고, 이 순간은 인생에서 한번 지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모든 상황을 소중하게 받아들이면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배인호는 누구

1983년 경남 창원에서 태어났다. 목포고를 다니다 자퇴한 뒤 수능에 7번 도전했다. 지방대 두 곳을 거쳐 2008년 서울대 사범대 체육교육학과에 입학, 현재 4학년이다. KT에듀아이, 비타에듀 등에서 온라인 강사로 이름을 날리고 있으며 자신의 학원도 따로 운영하고 있다.

▦'배칠수'가 전하는 꼴찌 탈출법

1. 하루 수학 10문제, 300일이면 3,000문제다. 상위 4%의 학습량은 의외로 많지 않다.

2. 하루 영어 50단어 암기, 300일이면 1만5,000단어다. 수능시험 범위는 5,000단어.

3. 교육과정과 출제매뉴얼에 대한 분석을 철저히 하라.

4. 개념정리부터 하라. 문제풀이는 개념에 대한 확인이다.

5. EBS를 풀 수 있는 기반학습부터 시작하라.

6. 복습은 내용에 대한 본질을 꿰뚫게 해준다.

7. 왜? 라고 질문하고 그것에 대한 답을 찾아라.

선임기자 josus62@hk.co.kr

박서강기자 pindropp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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