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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와 사람/ 티베트 젊은 승려 잇단 분신… 중국 은폐에도 저항의 불길 활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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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와 사람/ 티베트 젊은 승려 잇단 분신… 중국 은폐에도 저항의 불길 활활

입력
2011.10.2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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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쓰촨성 서부 아바현 티베트족 자치주의 키르티 사원은 요즘 그 어느 때보다 긴장이 감돌고 있다. 중국의 탄압 정책에 항의, 올해 들어 이 일대에서만 티베트 승려 9명이 몸에 불을 붙였기 때문이다. 이중 20대는 2명이며 나머지는 모두 10대다. 분신 승려 가운데 5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정확하지는 않다. 당국이 공안을 대거 투입해 주민 행동을 일일이 감시하고, 도시 바깥에도 병력을 배치해 외부 세력의 진입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아바현은 외국 기자 등의 출입이 불가능해 사실상 폐쇄된 상태다.

올해 티베트 승려 분신 사건이 처음 일어난 것은 3월이다. 당시 스물 한 살의 젊은 승려 펑춰가 분신한 것은 2008년 티베트독립운동을 중국 공안이 유혈 진압한 데 대한 항의였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죽어가는 펑춰를 동료 승려들이 공안에 인도하지 않고 방치해 사망하게 했다는 이유로 키르티 사원을 한 달 이상 포위하고 승려 300명을 체포한 뒤 3명에게 10~13년 형을 선고했다. 이후 분신이 연쇄적으로 일어났는데 특히 10월에만 4건이 발생했다. 국경절 연휴 첫날인 10월 1일 쓰촨성의 한 건물에서 티베트 깃발과 달라이 라마의 사진이 내팽개쳐지자 티베트인 수백 명이 항의 시위를 했고 이틀 뒤 승려 켈상(17)이 달라이 라마의 사진을 품에 안고 시장 한 가운데서 "티베트 자유"를 외치며 몸에 불을 질렀다.

그러나 중국은 은폐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10월 7일 10대 승려 두 명이 분신하자 관영 신화통신은 다음날 오전 "그들이 가벼운 상처를 입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보도했다가 즉시 기사를 삭제했다. 그러나 티베트독립운동단체 자유티베트(Free Tibet)에 따르면 분신 승려 가운데 최펠(19)은 현장에서 사망했으며, 카양(18)은 끌려가는 순간까지 소리를 지른 것으로 보아 살아 있을 가능성이 높지만 이후의 신변은 확인되지 않았다. 17일에는 여자 승려가 처음으로 분신 행렬에 동참했다. 그러나 정부의 통제 때문에 분신의 정확한 실상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생사여부도 불분명하고 분신 후 어디로 갔는지, 어디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지 등도 공개되지 않고 있다. 티베트 망명정부의 관계자는 "우리도 보도를 통해서만 알 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외부의 전문가들은 중국의 강경 대응이 티베트인을 절망으로 빠뜨려 사태를 극단으로 몰고 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중국이 티베트 정책을 바꾸지 않는 한 비슷한 일이 재발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티베트인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달라이 라마는 자살을 금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정책을 바꾸지 않는다면 더 많은 사람이 목숨을 포기할 준비가 돼 있다'는 내용의 전단지가 뿌려지고 있는 것을 보면 연쇄 분신은 쉽게 중단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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