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보다는 나아진게 틀림없지만, 그래도 범인을 검거해야 하는 경찰은 여전히 어려운 직업이다. 경우에 따라선 생명을 잃을 정도의 위험도 뒤따른다. 그런데 가족 중에 경찰관만 6명인 집안이 있다. 경기 군포경찰서 여성청소년계 박보경(33) 경장네 이야기다.
2008년 경위로 정년퇴임한 시아버지부터 시작해 시동생, 동서, 시누이, 시매부가 모두 경찰관이다. 박 경장은 이 경찰집안의 맏며느리로 손 아래 경찰들을 이끌고 있다.
박 경장이 처음 경찰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금의 남편과 사귈 때다. 시아버지인 김화식(59) 전 경위의 권유로 공부를 시작해 2002년 순경 시험에 합격했다. 그리고 2년 뒤 시동생과 시누이가 차례로 경찰의 길에 들어섰다. 시누이와 시동생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평생을 함께할 반쪽을 같은 경찰서에서 만나 경찰 부부가 됐다.
가족 6명 직업이 모두 경찰이지만 집안 분위기가 여느 가족과 다를 것은 없다. 박 경장은 "경찰들이 모이니까 분위기가 딱딱할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며 "다들 똑같은 구두를 신어 종종 누구 것인지 헷갈려서 웃음바다가 되곤 한다"고 말했다.
경찰이 많다 보니 늘 집안엔 근무복과 각종 경찰 관련 물품이 한가득이다. 힘든 야근을 밥 먹듯 하다 보니 서로 얼굴 볼 기회도 그다지 많지 않다. 그래도 누구 하나 경찰이 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 오히려 하루하루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느끼고 있다. 박 경장은 "경찰을 최고로 멋진 직업이라고 자랑스러워 했던 시아버지의 영향때문인지 우리도 경찰을 천직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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