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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 적합업종 선정 대기업 비협조로 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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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 적합업종 선정 대기업 비협조로 답보

입력
2011.10.2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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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성장 정책의 핵심 과제 중 하나인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작업이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적합업종 1차 발표 후 20여 일이 지났지만 남은 29개 업종, 그 중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첨예하게 부딪히고 있는 두부 데스크톱 네이게이션 등 민감 업종들은 대부분 협상이 답보 상태다. 때문에 원래 10월 중에 2차 적합업종을 선정하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못하게 돼 적합업종 선정작은 사실상 중도좌초위기를 맞고 있다.

20일 동반성장위원회 고위관계자는 "다음달 4일 동반위 전체회의를 마치고 2차 선정 업종을 발표할 것"이라며 "발표일까지 최대한 많이 합의하는 것이 목표지만 경우에 따라 일정이 연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동반위는 당초 지난달 27일 1차 적합업종 발표 때 10월 안에 남은 29개 업종의 발표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실적으로 내놓을 성과가 없어 차일피일 일정이 미뤄지고 있는 것. 동반위의 한 실무위원은 "대부분 3회 이상 조정 협의회를 진행했는데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새로 합의에 이른 업종은 없다"며 "올해 안에 적합업종 선정을 마무리하는 것은 사실상 물 건너 갔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이 지지부진한 일차적 이유는 대기업들의 비협조다. 한 중소기업 임원은"대기업에서 한 부장급 인사가 조정회의에 참석해 위에 보고해보겠다고 하더니 다음 회의에 나와서도 똑같은 말을 반복하더라"며 "어떤 대기업 참석자는 '동반성장위가 정한 일정을 왜 우리가 따라야 하나'라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적합업종 후보 가운데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가장 첨예하게 맞서 건 두부다. 한 관계자는 "한 두부제조 대기업의 경우 처음에는 자신들이 대기업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회의에 불참하다가 규정이 바뀌자 아무 권한이 없는 직원을 회의에 보내는 등 무성의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슷한 이유로 데스크톱 네이게이션 LED 레미콘 등에서도 전혀 진척이 없는 상태다.

동반성장위에 대한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어차피 대기업들의 저항은 예상됐던 것인데, 동반성장위는 자율합의기구라는 명분에 숨어 추진력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 한 중소기업측 실무위원은 "실무위원 가운데 3분의1이 대기업 측 관계자인데 동반위는 만장일치제도를 택하고 있다"며 "대기업 측이 반발하면 안건이 통과될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동반위측은 "정 안되면 직권조정권한을 발동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 역시 대기업들이 따르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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