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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 사실상 국제공항 부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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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 사실상 국제공항 부활 논란

입력
2011.10.2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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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선 취항도 시장논리에 맡겨야 한다."(김포공항)

"국내에서 경쟁할 때가 아니다. '김포공항=국내선 전용' 원칙 지켜라."(인천공항)

2001년 인천국제공항이 개항하면서 국제선은 인천, 국내선은 김포공항으로 이원화했다. 그런데 김포공항이 2003년 김포~하네다 노선을 시작으로 야금야금 국제선을 잠식하면서 사실상 국제공항으로 부활, 역할 분담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김포공항은 '국민 편익'을 내세워 동남아 지역까지 국제선 취항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인천공항은 아시아의 허브공항이 되려면 '인천공항=국제선, 김포공항=국내선'이라는 이원화 정책이 필수라며 반발하고 있다.

20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김포공항은 현재 일본 하네다, 오사카, 나고야와 중국 베이징, 상하이 홍차이 등 5개 노선에 하루 왕복 56편의 국제선 전세기를 운항 중이다. 김포공항의 국제선 운항은 이명박 정부 들어 4배 이상 늘어났다.

정부는 인천공항 건설이 시작된 1997년 '인천=국제선, 김포=국내선' 원칙을 마련하고 김포공항의 국제선 노선을 모두 인천공항으로 이전했다. 그런데 개항 2년 뒤인 2003년 한일 정상회담에서 일본 측의 요청으로 김포~하네다 노선이 개설되면서 '김포공항의 국제선 전세편 운영규정'이 정부훈령으로 제정됐다. 김포공항 반경 1,500km 이내 국제선 운항이 가능해져 국제공항으로 부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2007년 4월 중국 원자바오 총리가 방한하면서 김포~상하이 홍차오 노선까지 개설됐다.

정부는 당시 "김포공항의 국제선 취항은 홍차오 노선이 끝"이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김포공항 활용도를 높여 한ㆍ중ㆍ일 삼각셔틀을 만들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국제선 취항은 급속히 늘어났고, 국토부는 김포공항의 국제선 운항거리를 2,000km로 늘려줬다.

이에 따라 국제공항인 인천공항의 역할이 계속 축소되고 이다. 현재 김포공항이 취항하는 외국 도시는 모두 인천공항에서도 취항하고 있다. 7월 1일 개설된 김포~베이징 노선의 경우 신규 취항이 아니라, 인천~베이징 노선 중 3분의 1(8회)을 김포공항으로 이전한 것이다. 항공기 운항과 여객을 김포공항에 고스란히 빼앗긴 셈이다. 김포공항 국제선 여객은 2005년 94만2,460명에서 올해 3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인천공항 이용객의 10%에 달한다.

김포공항을 관리하는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공항시설이 있는데 놀릴 수는 없지 않느냐"며 "중ㆍ단거리를 중심으로 아시아 비즈니스 허브공항이 될 수 있도록 국제선 증편을 계속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인천공항은 "외국 공항과 경쟁해야 할 인천공항이 김포공항과 출혈 경쟁을 벌이는 꼴"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김포공항의 국제선 취항이 인천공항 허브화 전략을 훼손하고 있다"며 "현재 4조원을 들여 확장하는 3단계 공사도 필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은 동북아 허브공항을 목표로 2017년까지 4조386억원을 들여 제2여객터미널, 비행기 계류장, 연결도로 확충 등 3단계 공사를 진행 중이다.

김포공항에 국제선 운항이 늘면서 서울 양천ㆍ구로, 인천 계양, 경기 김포·부천 등 인근 주민들의 소음 민원도 골칫거리다. 윤영민 김포공항소음직접피해지역 대책위원장은 "수도권매립지 지역 주민들이 쓰레기 반입을 막듯이, 우리도 국제선 취항 저지운동을 펴겠다"고 말했다.

항공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수도권 공항의 역할 분담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항공경영학 교수는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을 포함한 수도권 공항들의 역할에 대한 공공의 논의가 필요하다"며 "일본 나리타와 하네다 공항처럼 역할 이원화를 무조건 포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니,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지난해 국제선은 나리타, 국내선은 하네다라는 이원화 정책을 포기하고 하네다 공항에 정기 국제선 취항을 허용했지만, 기대했던 성과는 나타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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