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서울시장 보선이 초접전 구도로 흐르면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무소속 박원순 후보 진영 사이의 네거티브 전쟁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상대 후보를 쓰러뜨리기 위한 비방전에만 골몰하다 보니 '누가 더 흠이 많은 후보인가'를 가리는 싸움으로 변질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양 진영은 "흑색 비방에 대해 지구 끝까지 쫓아가서 법적 책임을 묻겠다"면서 고소전까지 펼치고 있어 극심한 선거 후유증을 예고했다.
■ 야권의 나경원 공격/ "연회비 1억 강남 병원에 피부 관리 받으러 다녀"
범야권은 20일 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에 대해 "의혹 백화점"이라고 주장하면서 파상 공세에 나섰다. 무소속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캠프뿐 아니라 민주당까지 가세해 나 후보의 고급 피부클리닉 출입 및 공약 베끼기, 변호사 수임료 등 각종 의혹들을 한꺼번에 제기했다.
민주당 김유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나 후보가 연회비가 1억원에 달하는 강남 소재 고급 피부클리닉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고단한 서민의 삶과는 거리가 멀고 한숨짓게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나 후보 캠프 이종현 대변인은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큰 딸이 피부과 치료를 받아야 해서 나 후보도 같이 갔다가 한번씩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면서 "나 후보는 회원이 아니어서 치료할 때만 실비로 진료비를 냈다"고 해명했다.
박 후보 캠프는 "나 후보가 2003~2004년 변호사 시절 수천만원의 수임료를 직원 계좌로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며 탈세 의혹도 제기했다. 나 후보 측은 "변호사 본인 계좌로 수임료를 받도록 의무화된 시기는 2006년으로 2003년에는 직원 계좌로 받는 것도 합법이었다"고 해명했다.
박 후보 캠프의 우상호 대변인은 "나 후보가 2캐럿짜리 다이아몬드 반지를 23년 전 가격으로 축소 신고했음을 사실상 인정했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나 후보 캠프의 안형환 대변인은 "23년 전 시어머니께 예물로 받은 것으로 성실히 신고하려고 했지 감정평가액으로 신고해야 된다는 사실을 몰랐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박 후보 캠프는 "나 후보의 공약이 대부분 오세훈 전 서울시장 시절 결정됐거나 시행이 완료된 것"이라며 '공약 베끼기'라고 비난했다.
한편 17대 국회 시절 나 후보 보좌관을 지낸 김학영씨가 자신의 블로그에 "나 후보는 한나라당의 잔다르크를 자임하고 있지만 보수의 가치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면서 '나 후보를 반대한다'는 글을 잇따라 올렸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 한나라의 박원순 공격/ "13차례 걸쳐 해외체류… 경비 2~3억 누가 댔나"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 측은 20일 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해외 체류 비용 출처, 아름다운재단 기부금의 진보 시민단체 지원 의혹 등을 제기하면서 파상 공세를 폈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후보가 해외 100여개 도시에 여행을 다녔다고 하는데 경비는 자기 소득으로 해결했는지 그것도 협찬을 받았는지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현 대변인도 "현재 파악된 박 후보의 해외 여행만 해도 미주나 유럽 등 13차례에다 체류 기간도 6개월 등 장기간이었다. 박 후보가 최소 2억~3억원에 달하는 경비를 누구의 협찬을 받아 조달했느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무소속 강용석 의원 역시 "박 후보가 2004~2005년 7개월 동안 미국 스탠퍼드대학에 체류했는데 국내 P기업으로부터 6,000만원을 지원받아 체류 비용으로 쓴 것 아니냐는 제보가 있었다"면서 "아름다운 재단 입금 현황을 보면 2004년 11월 P사에서 6,000만원이 입금된 것으로 돼 있는데, 이게 맞으면 범죄에 가까운 행위"라고 가세했다. 이에 박 후보 측 우상호 대변인은 "P기업에서 일절 돈을 받지 않았고 오히려 초청한 스탠퍼드대가 월 1만 달러씩 지원해 생활했다"고 반박했다.
홍 대표는 또 "박 후보가 주도하던 아름다운재단이 촛불사태를 주도했던 좌파 단체들에 50억원가량을 지원했다"며 "시민, 재벌로부터 돈을 모아서 취향이 맞는 단체에만 임의로 돈을 배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름다운재단은 1,000억원 가까운 기부금을 받고도 단 한 번도 행정안전부 등의 감사를 받지 않는 등 법 위에 군림하는 시민단체"라고 비판했다. 우 대변인은 "모든 기부금 서류는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사실을 확인했으면 사과부터 하라"고 반박했다.
나 후보 측은 나 후보가 부친이 운영하는 사학 재단을 감사 대상에서 빼달라고 청탁했다고 주장한 정봉주 전 열린우리당 의원을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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