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을 찾는 많은 환자가 고열이나 복통을 호소한다. 을지대병원이 지난해 4, 5월 응급의료센터를 찾은 환자 8,842명을 조사한 결과 복통 증상이 6.4%로 11.3%인 발열 다음으로 많았다. 특히 20, 30대와 50대에선 복통이 가장 많았다.
그런데 배가 아프다고 해서 다 같은 병은 아니다. 배는 위와 간, 장 등 여러 기관이 모여 있는 부위다. 어디가 어떻게 아프냐에 따라 병도 다르다. 을지대병원 소화기내과 정성희 교수가 다양한 복통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병에 대해 일러줬다.
아픈 부위가 일정하지 않고 5~15분 간격으로 배 전체가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오면 장이 막힌 상태(폐색)일 가능성이 크다. 전에 장 수술을 받았거나 급성 장염이 생긴 경우 이 같은 복통이 생길 수 있다.
주로 명치 부위가 타는 듯하거나 칼로 베는 것 같이 아프면 위나 십이지장의 궤양이나 염증 때문인 경우가 많다. 제산제를 먹거나 특별한 치료 없이도 나을 수 있지만, 궤양이 심해 구멍(천공)이 생기면 응급수술이 필요하다.
똑같이 메스껍고 구토가 나도 오른쪽 윗배가 아프면 담도 질환을, 명치에서 등쪽으로 통증이 퍼지면 췌장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식사 후 왼쪽 아랫배가 아프면서 손으로 눌렀을 때 통증이 좀더 심하다면 장의 연동운동이 원활하지 못해 신경성 장 경련이나 과민성 장 증후군 등이 나타난 경우다. 배를 따뜻하게 하면서 부드럽게 마사지를 해주면 경직된 장이 풀어지면서 통증도 줄어든다.
명치 부분이 체한 듯 거북하다가 하루 이틀 뒤 오른쪽 아랫배가 아프면 급성 충수돌기염(맹장염), 처음부터 오른쪽 아랫배가 아프면 급성 게실염일 가능성이 크다. 어린 아이가 배꼽 근처가 아팠다 안 아팠다 반복되면 변비를 의심할 수 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