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한 만큼 갚아줄 것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ㆍ태블릿PC 분야의 야전사령관인 신종균 사장(무선사업부장)은 애플에 대한 전의를 숨기지 않았다. '갤럭시 넥서스'신제품 발표차 홍콩을 방문중인 신 사장은 18~19일 기자들과 잇따라 만나, 애플에 대한 강경대응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현재 애플과 특허전쟁을 벌이고 있는 갤럭시S시리즈(스마트폰), 갤럭시탭(태블릿PC)은 모두 그의 작품이다.
신 사장은 무엇보다 애플에 대한 더 이상의 예우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젠 (애플에 대한) 입장을 바꾸려고 한다"며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능력과 역량을 동원해 그들이 우리에게 한 것처럼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사장은 "솔직히 애플의 특허공격을 예상하지 못했었다"며 "이젠 법무팀 인원도 보강하면서 만반의 반격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우리가 통신기술 특허만 갖고 있는 줄 아는데 그렇지 않다. 멀티미디어 등 갖고 있는 모든 특허력을 동원해 공격범위도 넓히고 수위도 높여갈 것"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애플에 대한 반격카드로 준비했던 3세대 통신기술특허 주장이 최근 네덜란드 헤이그법원에서 기각돼 특허소송전략에 차질이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용자사용환경(UI)과 관련된 기능성 특허로 소송공세를 강화하는 등 이미 '플랜B(2차카드)'가 가동되고 있으며 얼마든지 후속카드도 갖고 있다는 게 신 사장의 주장이다.
한 소식통은 이와 관련, "기능성특허가 플랜B라면 영상과 음향, 카메라 등이 플랜C, 플랜D를 구성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TV부분 세계 1위 업체답게 상당한 동영상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MP3사업을 진행하면서 다수의 음향특허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네덜란드 헤이그법원이 애플의 손을 들어주면서 근거로 삼았던 '프랜드'(FRAND:특허료만 내면 표준특허는 누구나 쓸 수 있다는 원칙) 조항이 향후 특허소송에 걸림돌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신 사장은 "삼성이 그렇게 특허력이 약한 회사가 아니다"고 일축했다. 프랜드 조항을 피해 애플에게 치명상을 입힐 통신기술특허도 아직 많이 남아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신 사장은 애플과의 특허전쟁이 결국 로열티를 더 많이 받아내기 위한 전략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선 "애플과의 특허전쟁은 자존심 문제"라며 "우리 시장과 고객을, 제품을 지키기 위한 것이지 절대 로열티를 더 많이 받아내기 위한 전략은 아니다"고 못박았다.
홍콩=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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