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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은 무늬만 연금… 대부분 일시불로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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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은 무늬만 연금… 대부분 일시불로 받아

입력
2011.10.1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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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안정적 노후 준비는 절실하지만, 퇴직연금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액수가 적은데다 세제혜택도 적어 퇴직자 중 극소수만 퇴직금을 연금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국민연금, 개인연금과 더불어 연금체계의 3대 축인 퇴직연금제도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19일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의 '베이비붐(BB)세대 퇴직급여 실태 분석'에 따르면 삼성생명 퇴직연금에 가입한 사람 중 연금수령 조건(55세 이상)에 맞는 1955ㆍ56년생 1,575명을 분석한 결과, 고작 3명(0.2%)만이 퇴직금을 연금으로 받고 있었다.

이처럼 퇴직연금 수령자가 적은 것은 퇴직금을 굳이 연금으로 돌릴만한 이점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실제 퇴직금을 한꺼번에 일시불로 받으면 공제혜택이 많다. 퇴직소득세 계산시 정률공제(40%)하고, 근속 연수에 따라 한번 더 공제해 대부분 최저소득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반면 퇴직금을 연금으로 받는 경우 연금소득이 늘어날수록 공제가 줄어들고, 다른 연금소득과 합산 과세가 돼 일시불로 받을 때보다 세금이 높아진다.

이윤재 연구원은 "퇴직연금의 취지를 살리려면 연금소득에 대한 공제한도를 현행 9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확대하고, 연금소득세도 퇴직소득세처럼 정률공제를 하는 등 세제혜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퇴직금의 75% 이상을 연금으로 받도록 강제하는 영국의 사례도 참고할만하다고 덧붙였다.

길어진 은퇴 이후를 버티기엔 턱없이 적은 퇴직금 자체도 문제였다. 이번 조사대상 BB세대가 실제 받은 퇴직금은 1인당 평균 3,103만원에 불과했다.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퇴직금도 줄어드는데, 20인 미만 사업장은 퇴직금이 평균 1,388만원이었다. 퇴직금 중간정산과 잦은 이직이 그 이유로 꼽혔다. 무엇보다 주택자금, 생활자금 등에 당겨 쓰다 보니 노후를 준비할 여력이 없었던 셈이다. 50대 퇴직연금 가입자 10명 중 8명(81%)은 중간정산 받은 걸 뒤늦게 후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세제혜택 등 제도적 뒷받침과 중간정산 자제, 퇴직연금 추가납입 등 개인의 준비가 어우러져야 편안한 노후를 맞을 수 있다는 게 보고서의 결론이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이날 라이프사이클을 고려한 퇴직연금의 장기운용 및 연금식 지급 유도 방안 강구, 퇴직연금 가입자간 부당한 금리차별 최소화, 불건전 영업행위 검사 강화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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