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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내 직업은 김어준"/ "그때그때 하고 싶은 일을 했을 뿐 평가는 상관없어… 나 스스로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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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내 직업은 김어준"/ "그때그때 하고 싶은 일을 했을 뿐 평가는 상관없어… 나 스스로 만족"

입력
2011.10.19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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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카(각하)는 절대 그러실 분이 아닙니다."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는 인터넷 방송 '나는 꼼수다'가 만들어낸 유행어다. 예능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의 제목을 패러디한 '나는 꼼수다'는 지난 4월 '국내 유일 가카 헌정방송'이란 문패를 달고 처음 등장했다. 지난 대선 당시 논란이 된 BBK 사건 다시 보기 등 권력 심장부를 향해 직격탄을 날리며 세를 키워왔다.

인터넷 패러디 신문 딴지일보의 김어준과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봉주, 시사주간지 기자 주진우, 시사평론가 김용민 4명은 세상사를 헤집는 나름의 분석력과 탁월한 입심을 자랑한다. 그 중 '나꼼수'를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매체로 신분 상승 시킨 일등공신은 김어준. 일찌감치 '딴지걸기의 달인'으로 인터넷에서 명성을 쌓은 인물이다.

김어준은 1998년 딴지일보를 만들며 주목을 받았다. "'웃기고 자빠진' 세상에 처절한 '똥침'을 날리겠다"고 나선 일개 인터넷 게릴라 신분이었지만 스스로 택한 호칭이 총수다. 기업 회장에게나 어울릴 명칭으로 허세를 떨더니 어느새 사회가 주목하는 인물이 됐다.

전복적인 사고와 거침없는 패러디, 말 끝에 추임새처럼 넣는 '씨바'와 호탕한 웃음소리가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처음엔 '뭐 이런 게 있나' 싶게 거부감을 부르는 그의 어투는 은근한 중독성을 지니고 있다. 맥을 짚어 사안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솜씨도 탁월하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의 말대로 "지 맘대로 결론 내는" 경향이 있지만, 그는 이제 홀로 '걸어 다니는 미디어'가 됐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그의 인기는 폭발적이다. 그에 대한 호불호는 명확하게 갈리지만, 그를 한없이 못 마땅해 할 보수층에서도 '헛소리 한다'고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이달 초 출간한 대담집 가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김어준은 스스로를 뭐 하는 사람으로 규정할까. "최근 몇 년간 줄기차게 받은 질문이며 그 동안 줄기차게 답해왔다. 한국일보 독자를 위해 다시 한 번 말한다"며 내놓은 답은 이렇다. "특별히 어떤 직업을 해야겠다 생각한 적이 없다. 상담도 하고, 인터넷 신문 운영도 하고, 라디오DJ도 하는 등 그때그때 하고 싶던 것들이 있어서 했다. 직업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그래서 결론은 '김어준의 직업은 김어준이다'. 멋지지 않나?"

지나친 자화자찬 아니냐고 묻자 돌아온 답은 역시 그다웠다. "그렇게 생각하시든가.(웃음) 그 이상은 없더라. 아무리 생각해봐도." 역시나 자신만만한 태도다. "나를 갖고 놀기를 좋아한다. 우스개거리로 만들기도 하고 '자뻑'처럼 만들기도 하고. 자존감이 강하니까 그럴 수 있다. 나는 내가 별로 안 중요하다. 평가에 대해 민감하지도 않다. 나에 대한 평가가 나쁘다고 해서 내가 후진 사람이 아니거든. 나는 나한테 충분히 만족한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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