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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영화 흥행… 인기 종목 순 아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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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영화 흥행… 인기 종목 순 아니네

입력
2011.10.19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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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개봉한 '투혼'은 한때 최고의 투수로 활약하다가 인생 낭떠러지에 선 야구선수 윤도훈(김주혁)이 주인공이다. 말기 암과 싸우는 아내를 위해 도훈이 야구장에서 투혼을 발휘하는 장면이 영화 후반부를 채운다. 프로야구 최고 인기 팀인 롯데 자이언츠가 등장하고, 역동적인 야구 장면이 이어지지만 20만3,044명(18일 기준 영화진흥위원회 집계)만이 극장을 찾았다. "야구영화는 흥행이 안 된다"는 충무로 징크스를 재확인한 셈이다.

야구는 최고 인기 스포츠 자리를 두고 축구와 경쟁하지만 스크린에만 오면 힘을 못 쓴다. 'YMCA야구단'과 '스카우트' '슈퍼스타 감사용' '글러브' 등 만드는 야구영화마다 흥행전선에서 쓴 잔을 마셨다. 반면 비인기 종목의 설움이 주로 기사화되는 스포츠를 소재로 한 영화들은 대부분 흥행에서 큰 재미를 봤다. 지적 장애인의 마라톤 도전을 그린 '말아톤'과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 선수들의 애환을 다룬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스키 점프 선수들의 좌충우돌 올림픽 도전기를 담은 '국가대표'는 잭팟을 터트렸다. 영화 흥행은 인기종목 순이 아닌 것이다.

야구영화가 외면 받는 큰 이유는 영화보다 현실이 너무 재미있어서다. 넓은 경기장의 긴박감 넘치는 순간들을 스크린에 담아내기 쉽지 않은 점도 요인 중 하나다. 국민스포츠이다 보니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는 연기와 장면을 뽑아내기도 어렵다. 이에 반해 비인기 종목은 관객들이 현실에서 접하기 힘들기에 좀 더 유리한 위치에 있다. 'YMCA야구단'과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제작한 심재명 명필름 대표는 "야구영화는 만들기도 까다롭고 관객들이 까다로운 시선으로 대하기도 한다. 핸드볼 영화는 실제보다 더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야구영화는 흥행 재미를 못 봐도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다. 어쨌든 사람들의 관심이 많고 그만큼 소재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연말 개봉 예정인 '퍼펙트게임'이 대표적인 예. 고 최동원 선수와 선동열 선수의 맞대결을 그렸다. 충무로 이야기꾼의 욕망을 자극할만한 소재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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