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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오바마 연설장비 통째로 훔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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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오바마 연설장비 통째로 훔쳤지?

입력
2011.10.19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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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연설장비를 실은 차량이 통째 도난당했다. 차량은 찾았으나 대통령을 겨냥한 범행일 가능성이 있어 국방부 정보시스템국(DISA) 등이 조사에 나섰다. 일자리 법안 홍보 투어를 놓고 혈세로 선거 유세를 한다는 비난을 받는 오바마로선 궂은 일이 하나 더 생긴 셈이다.

미국 언론은 문제의 박스 트럭이 17일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의 메리어트호텔 주차장에서 사라진 뒤 같은 날 공항 인근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호텔 주차장에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차량에는 손상이 없었으며, 대통령 휘장이 박힌 연단과 텔레프롬프터, 음향장비 등 트럭에 실린 연설 장비들이 회수됐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소식통들은 이들 장비가 실린 트럭의 가치를 20만달러로 추산했다. 오바마는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버지니아주로 이동, 이들 장비를 이용해 연설할 예정이었다.

당국은 대통령을 겨냥한 고의 범행일 수 있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충동적 절도거나, 대통령 물건을 갖고 싶어하는 열광적인 지지자의 범행이라면 사건은 쉽게 일단락될 수 있다. 하지만 반대 진영의 계획적인 범행이라면 사정이 달라진다.

보수진영은 연설 장비의 도난을 한껏 조롱하고 있다. 보수 성향의 인터넷 매체 드러지리포트는 '말문이 막혀, 오바마의 텔레프롬프터가 도난당했다'라는 기사를 올렸다. 공화당 등 보수진영은 연설문을 보여주는 장비인 텔레프롬프터에 오바마가 지나치게 의존한다면서 "텔레프롬프터 없이 단 몇 분도 연설할 수 없다면, 자신이 말하려는 게 무엇인지 모르는 것"이라고 비꼬고 있다.

미국에서 대통령 서류나 기념품을 훔치는 절도는 대부분 백악관 주변에서 일어났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서명용 펜이나 낙서는 그의 사후 개인 비서가 가져가 경매시장에 팔기도 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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