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상대방에 대한 각종 의혹 제기에 이어 맞소송으로 비화하는 등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한나라당에선 홍준표 대표와 서울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무소속 박원순 후보에 대한 각종 의혹을 쏟아내고 있다. 반면 박 후보를 비롯한 야권에선 "한나라당이 검증할 자격이 있느냐"며 '정권 심판론'으로 맞서는 형국이다.
홍 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호적 쪼개기를 통한 병역 특혜, 작은 할아버지의 강제징용, 부인 회사의 무허가 건설, 서울대 법대 허위 학력 등으로 의혹투성이"라며 "구체적, 객관적 사실로 의혹을 해소하려 하지 않고 추상적, 감성적으로 피해가고 있다"고 박 후보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홍 대표는 "(박 후보가) 최근 각종 매체의 TV 토론을 거부한다고 한다"며 꼬집기도 했다.
박 후보는 이에 맞서 직접 정권 심판론을 들고 나왔다. 박 후보는 이날 안국동 선거캠프에서 "터무니없는 의혹 제기가 정말 싫다"며 "한나라당이 모든 면에서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느냐"고 쏘아붙였다.
그는 "한나라당은 기본적으로 청문회에 나오면 병역 비리 본당이고 투기, 위장전입에 탈세, 부패로 얼룩져 있는 정당"이라며 "아마 그 분노는 나만이 아니라 많은 시민이 느낄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줄었다는 판단에 따라 정권 심판론을 들고 나와 '반(反)MB 전선'을 명확히 하려는 전략이다. 양측은 이날도 박 후보의 학력, 병역 의혹을 둘러싼 날 선 공방전을 이어갔다.
박 후보 선대위 우상호 대변인은 박 후보의 런던정경대학(LSE) 디플로마(학위) 취득 의혹과 관련, LSE의 디플로마 취득증명서 원본을 공개하며 "이번 선거가 사실 확인 없이 진행된 네거티브 선거전임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나 후보 선대위 안형환 대변인은 "취득증명서에 따르면 일자가 1992년 12월 1일로, 박 후보가 하버드대에 있었다는 기간과 겹친다"고 거듭 의혹을 제기했다.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은 이날 박 후보의 제적등본 사본을 공개하며 "박 후보의 작은 할아버지가 1943년 딸의 출생신고를 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며 "1941년 (일본으로) 강제 징용돼 실종됐다는 사람이 어떻게 1943년에 딸의 출생신고를 할 수 있느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측은 "박 후보의 작은 할아버지가 1941년에 징용됐다고 박 후보 본인이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해명한 뒤 '나경원 후보 선거 유세 정보'라는 제목의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면서 "나 후보는 조직적으로 네거티브 선거에 대한 지침을 내리고 있다"고 역공을 폈다.
한편 나 후보는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부친이 운영하는 학교 재단의 감사대상 제외 청탁 의혹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자꾸 아버님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 박 후보 측은 "자기 자신은 아버지 문제만 나와도 발끈하면서 상대방 후보는 사돈의 팔촌까지 뒤지는 것이 선거인가"라고 비난하는 등 하루 종일 양측의 날카로운 신경전이 이어졌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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