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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부활 이끄는 두 여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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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부활 이끄는 두 여걸

입력
2011.10.1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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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동차산업의 자존심 '제너럴모터스(GM)'가 부활하고 있다.

올 2분기 매출은 394억 달러, 순이익은 25억 달러. 6분기 연속 흑자행진이다. 일본차의 공세에 밀려 추락을 거듭하던 상황에서 리먼사태 여파로 2009년6월 마침내 파산보호까지 신청했고, 정부의 공적자금 수혈로 간신히 연명할 수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회복력이 아닐 수 없다. 일본 도요타에 내줬던 세계 1위 신차판매 회사자리도 사실상 되찾았다.

부활하는 GM의 중심엔 두 여걸(女傑)이 있다. 메리 바라(49) 글로벌 제품개발 부문 총괄 책임(수석 부사장)과 수잔 도처티(48) 해외사업부문(GMIO) 영업ㆍ마케팅ㆍAS 부사장.

댄 애커슨 GM회장이 지난해 5월과 올 1월 이들을 각각 임명했을 때 미 자동차 업계는 발칵 뒤집혔다. 그도 그럴 것이 자동차는 미국 내 여러 산업 중에서도 가장 남성위주였기 때문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 주 워렌시 GM 기술센터 내 디자인 돔에서 열린 GM 대표 브랜드 쉐보레 설립 100주년 간담회에서 이 두 여성스타를 만났다.

엔지니어 출신의 메리 부사장은 '품질과 함께 더욱 빨리'라는 모토를 제시했다. 그는 전 세계 3만6,000여 명의 엔지니어와 디자이너를 이끌며 '품질 높이기'와 '비용 절감'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일을 책임지고 있다.

메리 부사장이 현재 심혈을 기울이는 과제는 '통합 플랫폼' 구축. 전 세계 GM공장 마다 차의 뼈대인 플랫폼을 따로 만들어 쓰지 말고, 통일된 플랫폼을 만들어 여러 나라 공장에서 함께 사용하는 것이다. 그는 "완성도 높은 플랫폼 하나를 가지고 여러 나라에서 현지 상황에 맞게 다양한 모델을 생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 GM이 쓰는 30개의 플랫폼을 2018년까지 14개로 줄이고, 8개의 핵심 플랫폼의 공유 비율을 30%에서 9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덧붙였다.

무작정 싼 차만 만들 수 만은 없는 노릇. 같은 맥락에서 그는 "전 세계 연구개발센터, 디자인센터, 실험실, 테스트 공간 까지 수 많은 제품 개발 시설을 한 데 묶어 운영하고 있다"며 "전기차 개발을 위해 LG와 손을 잡은 것처럼 협력 업체와 공동 개발을 통해 최고 기술을 가능한 빨리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메리 부사장이 차 만드는 일을 책임진다면 도처티 부사장은 북미, 유럽을 뺀 한국을 포함한 나머지 세계 시장에서 GM의 판매, 영업을 책임지고 있다.

그는 특히 올 초 한국지엠이 '대우'라는 이름을 떼내고 '쉐보레'로 브랜드를 통합하는 작업에도 앞장 서 큰 성공을 거두는 결과를 냈다. "좀 더 빨리 쉐보레로 통합했어야 하는 것 아니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한국 시장은 현대, 기아라는 뛰어난 경쟁자 있고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섣불리 덤비지 않았다"며 "보다 더 뛰어난 제품을 가지고 도전해야 한다는 생각에 2~3년을 기다린 것"이라고 했다.

두 사람은 닮은 점이 많다. 대학생 시절 학비를 벌기 위해 인턴으로 일하며 GM과 인연을 맺기 시작해 30년 가까이 한 직장에서 일하고 있다. 여성이지만 남성들과 맞붙어서 자신의 주장을 쉽게 꺾지 않는 배짱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 자동차구매 결정권의 80%를 여성이 쥐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여성의 관점에서 자동차를 만들고 팔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는 얘기다. 도처티 부사장은 "자동차 산업은 성별을 나눌 필요 없이 멋진 일이고 연구개발, 재무, 마케팅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면서 보다 많은 여성들의 참여를 권했다.

워렌(미국 미시간주)=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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