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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현금 사정 악화, 회사채ㆍ기업어음 발행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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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현금 사정 악화, 회사채ㆍ기업어음 발행 급증

입력
2011.10.17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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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들의 현금 사정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 회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한국의 철강과 하이테크 산업에 대한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예측치를 내놓은 83개 대형 상장사의 올해 연간 잉여현금흐름 전망치가 7월 말 74조4,989억원에서 13일 현재 42조9,902억원으로 42.29% 급감했다. 잉여현금흐름은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현금에서 투자에 들어가는 돈을 제외한 액수이다. 글로벌 경기 악화로 기업들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이는 돈은 줄었는데, 투자활동은 늘어 '돈맥경화'가 발생했다는 뜻이다.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적자)인 기업은 전체 83개 중 21개로 약 4분의 1에 달한다. 한국전력(-5조2,341억원), 한진해운(-7,490억원), LG전자(-5,649억원), 대우인터내셔널(-4,967억원), 삼성물산(-2,342억원), CJ제일제당(-1,525억원) 등이 포함됐다. 흑자였던 잉여현금흐름 전망치가 적자로 전환한 기업도 LG디스플레이, CJ제일제당과 CJ E&M, 현대상선, 삼성물산, 한국가스공사, 서울반도체, 한화, LG산전 등 12개나 된다. 반면, 잉여현금흐름 전망치가 적자가 아니면서 증가한 기업은 13개(15.7%)에 그쳤다.

이처럼 현금흐름이 급격히 나빠지자 기업들은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발행을 대거 늘리는 방법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3일 현재 증권사를 통한 기업들의 CP 발행잔액은 63조7,489억원으로 작년 말 47조843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한편, S&P는 이날 한국의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4.3%로 전망하면서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산업)의 신용전망은 안정적이지만, 철강과 하이테크 산업은 글로벌 수요 침체 가능성과 원료가격 상승, 경쟁심화 등으로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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