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미국 자동차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연비 올리기' 경쟁에서 한 발 앞서고 있는 것으로 16일 나타났다.
미 자동차정보 제공업체 트루카닷컴이 지난달 미 7대 자동차 업체의 평균 연비를 조사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현대차는 26.7MPG(ℓ당 11.3kmㆍ이하 연비수치는 모두 MPG)로 1위를 차지했다. 1MPG는 1갤론으로 갈 수 있는 마일 수이며, ℓ당 0.425km를 뜻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점의 25.7보다 3.9% 증가한 것으로, 2위 혼다(23.9)보다 2.8 높은 수치이며, 업계 평균 22보다 4.7높았다. 혼다에 이어 닛산(23.4), 도요타(23.3), 포드(21), GM(20.4), 크라이슬러(19.2)가 뒤를 이었다.
연비 향상은 자동차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핵심 요소로 꼽힌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기름 덜 먹는 차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데다, 각국 정부가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고 환경 친화적 자동차 소비를 늘리기 위해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 특히 버락 오바바 미 대통령은 최근 2016년까지 연비 기준을 35.5로 올리고, 이듬해부터 2025년까지 해마다 5%씩 높이는 연비 기준 개선안을 내놓았다.
현대차가 높은 연비를 기록하는 것은 지난해부터 엑센트와 아반떼(미 현지이름 엘란트라), 쏘나타 등 연비 향상 모델을 잇따라 내놓고 있기 때문. 현대차 관계자는 "직분사(GDI)엔진 개발을 통해 엔진을 작고 가볍게 하고, ISG(차량정차 시 엔진이 자동으로 꺼지고 출발할 때 순간적으로 재가동하는 시스템), 발전제어 시스템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이라며 "공기 저항 디자인, 탄소소재 등 가벼운 소재 사용 등도 연비 향상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 차종의 확대도 연비 향상의 주요 이유 중 하나이다.
경쟁 업체들도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 엔진 경량화 등 기술 개발과 함께 하이브리드, 순수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수소연료전지 등 다양한 미래형 자동차 개발을 통한 연비 높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도요타는 기존 프리우스 하이브리드보다 차체가 길고 내부가 넓은 모델을 내놓고 있다. 특히 포드, GM 등 큰 차 중심의 미국 자동차 회사들이 분발이 눈에 띈다. GM은 e-어시스트라는 새로운 전자시스템을 적용한 중형차를, 포드는 에코부스트(가솔린 터보 직분사) 엔진을 활용한 픽업 트럭을 내놓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포드와 도요타는 최근 하이브리드 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공동 개발하기로 손을 잡기도 했다.
존 칼리브레세 GM 부사장(차량개발 담당)은 "국가마다 환경 규제 양상이 다른데다 소비자의 기대 수준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어떤 모델이 미래시장을 주도할 지는 모른다"며 "포괄적으로 에너지 솔루션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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