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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짓밟는 무장단체에 美 칼 빼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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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짓밟는 무장단체에 美 칼 빼들다

입력
2011.10.1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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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대륙은 무장단체의 천국이다. 정정 불안과 치안 부재의 혼란을 틈타 막강한 화력으로 무장한 수백개의 무장단체가 민생을 위협하고 있다. 소말리아 같은 나라는 20년 넘게 합법적 정부조차 꾸리지 못할 정도다. 그 중 우간다 반군 신의저항(LRA)은 단연 공포의 대상이다. 특정한 목적도, 이념도 없이 오로지 살인만을 즐기는 피의 집단이기 때문이다.

세계 분쟁 개입에 소극적 태도로 일관하던 미국이 결국 LRA에 칼을 빼 들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LRA와 지도자 조셉 코니를 체포하기 위해 특수작전부대(SOA) 100명을 중앙아프리카에 파병키로 했다"고 밝혔다.

가장 야만적인 무장단체

1987년 우간다에서 결성된 LRA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콩고민주공화국, 남수단 등 주로 아프리카 중부 지역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반군 단체다. 그 동안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와 연계된 소말리아의 반정부 세력 알샤바브에 비해 덜 주목받았지만, 잔인성 면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2008년 이후 최소 2,400명이 LRA에 의해 살해됐고 3,400명 이상이 납치됐다. 유엔은 살인ㆍ납치ㆍ강간 피해자만 38만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CNN은 "LRA는 대량 학살을 일삼는 것도 모자라 시체의 사지를 절단하고 마을을 통째 불태우는 등 잔학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고 전했다.

LRA는 우두머리인 조셉 코니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신의 대리인으로 자처하며 "성서의 십계명에 기반한 정부를 세워야 한다"는 궤변으로 조직원을 현혹하고 있다. 코니 등 LRA 지도부 5명은 이미 국제형사재판소(ICC)로부터 수배령이 내려진 상태다. 미국이 파병 목적에 코니 체포를 명시한 것도 그의 개인적 카리스마가 LRA를 이끄는 원천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달라진 미국의 분쟁 개입 전략

주목할 만한 점은 미국이 파병 계획을 공개하며 "미군은 조력자 역할에 머물고 자위 목적 이외에는 전투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부분이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16일 "파병 병력을 최소화하는 대신 무인공습기(UAV) 활용 빈도를 높이고 적군의 수뇌부를 타깃으로 삼는 등 미국의 분쟁 개입 전략이 확실히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알카에다 수뇌부 오사마 빈 라덴과 안와르 올라키 사살 작전이 대표적 사례다. 미국은 최근 3년간 LRA 소탕을 위해 3,300만달러 가량을 우간다 정부군에 지원했는데 이 때도 정보 제공과 병력 훈련, 병참시설 현대화 등 비전투적 분야에 집중했다. 국방 예산 삭감 압력에 직면한 미군 입장에선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거두기 위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특수전에 치중하는 미국의 전략이 성공을 거둘지는 불분명하다. LRA는 조직원 300~400명을 3~5개 그룹으로 쪼개 국경을 넘나들며 학살을 자행하고 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리처드 다우니 연구원은 "2008년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LRA 와해 작전을 펼쳤지만 더 큰 보복만 불렀다"며 "기동력을 갖춘 무장병력이 정글 속에 꼭꼭 숨어 버리면 추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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