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의 불운은 없었다.
제바스티안 페텔(24·레드불)은 지난해 코리아 그랑프리에서 엔진 이상으로 고개를 떨궈야 했다. 55바퀴 레이스 중 46바퀴까지 압도적인 1위를 달리다가 갑자기 엔진에서 연기가 나는 바람에 기권해야 했다. "한국 대회는 새로운 도전"이라며 코리아 그랑프리의 우승 각오를 밝혔던 페텔은 이번 대회 결선에서도 돌발 상황이 찾아왔다. 미하엘 슈마허(메르세데스)와 비탈리 페트로프(로투스)의 충돌로 세이프티 카(Safety Car)가 선언된 것. 세이프티 카를 앞세우고 위험 요소가 없어질 때까지 줄지어서 가야 하는 SC 상황은 제 속도를 낼 수 없고 추월도 할 수 없어 드라이버간 격차가 줄어들게 된다.
16일 전남 영암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열린 2011 포뮬러 원(F1) 코리아 그랑프리 결선 16번째 랩에서 SC가 선언됐지만 페텔은 페이스를 잃지 않고 독주로 레이스를 마무리했다. 5.615㎞를 55바퀴 도는 레이스를 1시간38분01초994로 달린 페텔은 2위 루이스 해밀턴(맥라렌)에 12초 이상 앞선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다. 이미 F1 그랑프리 종합우승 2연패를 확정지었던 페텔은 이번 시즌 10승째를 수확하며 한 시즌 최다승(13승) 기록에 다가섰다.
또 이날 마크 웨버(레드불)가 3위를 차지해 페텔이 속한 레드불은 남은 대회에 상관없이 컨스트럭트(팀) 부문 시즌 우승을 결정지었다. 코리아 그랑프리 초대 대회 우승자인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는 5위에 머물렀다.
예선 2위로 결선을 시작한 페텔은 첫 번째 바퀴에서 해밀턴을 추월하며 1위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레이스가 거듭될수록 2위와 격차를 벌여나갔던 페텔은 SC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했다. 31번째 랩까지 1.2초 차로 앞서나갔던 페텔은 해밀턴과 웨버가 2위 싸움을 하는 동안 격차를 더욱 벌리며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1위로 들어온 페텔은 양손을 번갈아 들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결승선 도착 당시 레드불 디렉터와의 교신에서 '예스, 예스, 예스'를 연신 외쳐대며 환희를 표현한 페텔은 "너무 너무 기쁘고 환상적인 경기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F1 그랑프리 17라운드는 28일부터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다.
영암=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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