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의 큰 손인 국민연금이 거래 증권사로 외국계를 대거 선정했다. 거래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의 비리가 들통나자, 투명성을 강화하는 모양새를 갖춘 것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올해 4분기(10~12월) 거래 증권사를 최근 확정하고, 삼성ㆍ현대ㆍ한국투자증권 등 국내 증권사 3곳과 함께 도이치ㆍ골드만삭스증권 등 총 5곳을 1등급으로 분류했다. 대우증권 등 10곳에는 2등급, 신한금융투자 등 15곳에는 3등급을 각각 부여했다.
국민연금이 개선된 증권사 평가기준을 2분기부터 적용한 이후 외국계 증권사가 1등급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 거래 증권사 선정 및 등급 수준은 주식위탁매매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분기마다 증권사들 초미의 관심사"라며 "거래업체 선정 과정에서의 논란 등을 불식시키기 위해 외국계 증권사를 대거 선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도이치증권은 2, 3분기에 전혀 등급을 받지 못했다가 이번에 1등급으로 수직 상승했다. 도이치증권은 작년 11월 11일 옵션쇼크 때 시세 차익을 위해 시장을 조작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이후 연기금 거래에서 제외돼 왔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2분기와 3분기 연속 1등급을 받은 미래에셋증권과 2분기 1등급이었던 HMC투자증권이 거래 대상에서 아예 제외됐다. 1등급을 받은 증권사는 기금운용본부가 주식을 직접 사거나 팔 때 총 주문금액의 5.5%를 할당 받는다. 2등급은 3.0%, 3등급은 1.0%를 할당 받는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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