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하 전 대한적십자사(한적) 총재가 3년 임기를 마치고 14일 퇴임하면서 "좌절감을 갖고 한적을 떠난다"고 말했다.
유 전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적 본부에서 열린 총재 이임식에서 "1,200억원에 달하는 부채, 진전 없는 모금, 중단된 남북교류 사업, 적십자사 지방 이전 저지 등 쉬운 일이 하나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적이 정부와의 관계를 독립적으로 재정립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적십자사는 정부의 보조기관이 아니라 부설 또는 지원기관이 돼야 한다"면서 "정부 기능을 대행하는 혈액 사업과 공공의료 사업은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모금과 취약계층 지원 사업은 독자적, 중립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 전 총재는 남북관계 경색 때문에 한적의 대북 인도적 지원 및 남북 이산가족 상봉 사업이 중단된 것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그는 "'남한 국민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는 북한 영ㆍ유아와 어린이를 기아에서 구출하는 것'이라는 서방 구호기관 책임자의 말을 잊을 수 없다"며 "한적이 북한 어린이를 위한 모금을 곧 해야 하고, 이산가족의 고통 경감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