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로 산다는 것/김훈 등 17명 지음/문학사상 발행ㆍ268쪽ㆍ1만3,500원
김훈의 소설엔 여러 인물이 등장하지만, 그 인물들의 목소리가 한결같이 1인칭 독백의 느낌을 준다. 실제 김훈은 "3인칭의 주어를 거의 쓰지 못한다"고 고백한다. "3인칭 주어의 실존을 감당해줄 만한 술어가 있어야 할 터인데, 나에게는 아무것도 없다"면서.
소설가 김연수는 "하나의 소설을 시작하기 전에 노래를 찾아 헤매는 습관이 오래됐다"고 말한다. 1930년대 민생단 사건을 다룬 <밤을 노래한다> 를 집필할 때는 데스메탈 장르의 음악을 집중적으로 들었다고 한다. 소설의 큰 줄거리가 '살아서 천국을 꿈꾸던 청년들이 결국 지옥 속에서 죽는다'였기 때문에 감정을 잡기 위해 강렬한 음악을 들었다는 것이다. 밤을>
한국 문단에서 왕성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는 17명의 작가들이 자신만의 소설 창작론을 전한 글이 묶여 나왔다. <소설가로 산다는 것> 은 월간 '문학사상'이 '우리 시대의 이야기꾼'이란 제목으로 연재한 글을 모은 책이다. 김경욱 김애란 김인숙 김종광 박민규 서하진 심윤경 윤성희 윤영수 이순원 이혜경 전경린 하성란 한창훈 함정임 등 한국 문단을 지탱하는 작가들이 자신들의 생생한 글쓰기 현장을 전한다. 소설가 지망생이 아니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이 어떤 환경에서 탄생했는지 알고 싶은 독자라면 읽어볼 만하다. 문학평론가 권영민 서울대 국문과 교수는 서문에서 "전경린은 커다란 그림보다 디테일에 집착을 보이고, 하성란은 거울을 통해 자신을 발견한다. 한창훈은 결국 고향을 찾지만, 함정임은 도시를 바람처럼 떠돈다"며 각 작가의 창작론을 요약했다. 소설가로>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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