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사망 이후 삼성전자와 애플간 첫 특허소송에서 애플이 승소했다.
호주 연방법원은 13일 애플의 제기한 삼성전자 태블릿PC(갤럭시탭 10.1)의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호주 법원은 양사의 특허권 논쟁이 향후 본안 소송에서 해결될 때까지 현지에서 갤럭시탭 10.1의 판매를 잠정 금지한다고 판결했다.
이로써 지금까지 양측의 특허 소송에서 애플이 2승1패로 앞서게 됐다. 앞서 독일 뒤셀도르프 법원에선 애플이, 네덜란드 헤이그 법원에선 삼성전자가 각각 승소했다. 양사는 현재 세계 9개국에서 27건의 특허소송전을 진행 중이다.
호주 법원이 구체적인 결정 이유 공개를 14일로 미뤄, 정확한 쟁점 사안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태블릿 PC 액정화면(LCD) 화면에 적용된 '멀티터치'와 '휴리스틱'기술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휴리스틱'은 터치 동작을 분석, 정확히 손가락이 수평이나 수직 상태에서 화면을 넘기지 않더라도 사용자의 의도를 알아내는 기술이고, '멀티터치'는 스크린에 2개 이상의 손가락으로 터치하더라도 이를 각각 인식해서 확대 및 축소, 회전 등 다양한 동작을 할 수 있는 기술이다.
애플은 이번 판결과 함께 한층 더 고무된 모습이다. 그 동안 주로 하드웨어인 외형 디자인을 내세워 삼성전자에 맞서왔지만, 소프트웨어 기술이 핵심이었던 이번 판결에서도 승소하면서 공격 무기가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연말을 앞두고 내려진 이번 판결로 적지 않은 피해를 감수해야 될 처지에 놓였다. 로이터는 "호주 연방법원이 향후 재판에서 핵심적인 특허권 문제에 대해 판결(본안 소송)을 내릴 때까지 수 개월이 걸릴 수도 있어, 호주에서의 연말 성탄절 특수를 놓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즉각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즉각적 법적 대응은 물론이고 가능한 모든 조치를 통해 호주시장에서 삼성전자의 혁신적인 제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휴리스틱 기술과 관련, 삼성전자는 애플의 특허를 피해 사용 가능한 대체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LCD 기반의 멀티터치 특허의 경우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가 탑재된 모바일 기기에선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현재 갤럭시탭 10.1과 8.9 모델을 제외한 대부분의 모바일 기기(스마트폰 포함)에서 AMOLED를 채용하고 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