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도 너무 많이 먹으면 몸에 해롭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오하이오주의 종합병원 클리브랜드 클리닉 연구진은 2001년부터 미국, 캐나다에 사는 남성 3만5,533명을 4개 그룹으로 나눠 조사한 결과 "비타민E를 많이 먹은 남성은 비타민E를 아예 먹지 않은 사람보다 전립선암에 걸릴 확률이 17% 높았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진은 그룹마다 비타민E 400㎎, 셀레늄 200㎍(마이크로그램ㆍ1㎍은 100만분의 1g), 비타민이라고 속인 가짜 약, 비타민E와 셀레늄을 섞은 약 중 하나를 매일 먹게 한 뒤 10년이 지난 올해 7월 각 그룹에서 발병한 전립선암 환자 수를 조사했다.
비타민E와 셀레늄은 활성산소가 세포에 손상을 주지 못하게 해 세포가 죽거나 암세포로 바뀌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지만 연구 결과는 비타민E만 복용한 그룹에서 가장 많은 전립선암 환자가 발생했다. 환자 발병률이 가장 낮은 가짜 약 그룹보다 17%나 많았다.
고려대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이승환 교수는 "실험 참가자가 복용한 비타민E 400㎎은 성인의 일일 섭취권장량(20㎎)보다 20배 많은 양"이라며 "암세포 발생을 억제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반대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물에 녹아 소변으로 쉽게 배출되는 수용성비타민과 달리 지용성비타민은 지방에 섞여 우리 몸에서 빠져나가는 속도가 느리다"며 "비타민E를 포함한 지용성비타민은 일일 권장량 이상 계속 복용하면 몸에 오히려 좋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용성비타민에는 비타민A, D, E, K가 있다. 비타민A를 과다 복용한 임부는 기형아를 낳을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용성비타민도 많이 섭취할 경우 몸에 해롭기는 마찬가지다. 가령 오렌지에 많이 함유된 비타민C를 다량으로 먹은 사람은 소변이 나오는 길목에 돌 같은 이물질이 생기는 요로결석이 발병하기 쉽다. 종합비타민제는 일일 권장량 이하로 비타민이 들어있어 문제가 없지만, 종합비타민제와 함께 별도의 비타민제를 먹는 사람은 비타민 과다복용이 될 수 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