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의령군은 인구(3만2,000여명)의 80% 이상이 1차 산업인 농업에 종사하는 전형적인 농촌지역이다. 그것도 주민의 대부분은 노인들이다.
9급 공무원에서 1급까지 오른 '공무원 신화'의 주인공으로 37년간 공직생활을 끝내고 2006년 고향에서 민선군수로 뽑힌 김채용(사진) 의령군수는 고령화 농촌마을의 실정에 맞는 이른바 '지역 맞춤형' 시책으로 부농(富農)의 꿈을 일구고 있다.
첫 번째 카드는 1등급 청정 농산물에만 사용되는 공동브랜드 '토요애(土曜愛)'개발.
'토요애'는 1년 365일 중 토요일(52일)은 의령 농산물이 소비자들의 식탁을 선점한다는 의미다. 또 흙(土)을 사랑(愛)하고, 가족을 사랑하고, 우리 농산물을 사랑하면서 가족과 함께 즐거움을 나눈다는 뜻도 담고 있다.
2007년 개발된 '토요애' 브랜드는 그 해 대한민국 브랜드대상 등 3관왕을 차지, 정부의 신활력사업으로도 선정됐다. 2008년 지방자치경연대전에서는 종합대상인 대통령상을 받아 명실상부한 명품 브랜드 반열에 올랐다.
군은 브랜드 파워를 키우기 위해 2009년 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농산물 마케팅을 전담하는 유통회사 '토요애유통㈜'을 출범시켰다. 자본금 51억1,300만원의 제3섹터 방식으로 설립한 이 회사는 군이 34.8%, 농ㆍ축협이 36.7%의 대주주로 경영에 참가하고 969명의 소액주주가 28.5%의 지분을 갖고 있다.
농민들은 질 좋은 농산물 생산에 전념하고, 판매는 군이 책임져 유통비용 감축을 통해 농민에게 이익이 돌아가게 한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이 회사는 연간 1,000억원 이상 매출을 목표로 통합 마케팅시스템을 구축해 농산물 유통의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철저한 품질관리와 안정적인 유통망으로 농가소득이 종전에 비해 30%이상 껑충 뛰었다.
도시민들로부터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토요애 수박'은 6개 선별라인과 속을 파내지 않고 당도를 자동 측정하는 의령수박유통센터에서 당도 13브릭스(Brix) 이상 최상품만 엄선해 하루 평균 2,000여통 이상 출하하고 있다. 김 군수를 비롯한 공무원들은 대도시 대형 유통매장을 찾아 현지 마케팅을 펼치는 한편 인터넷과 택시, 버스, 지하철 등을 통해 광고도 실시하고 있다.
농촌을 살리기 위한 김 군수의 선진농정시책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고품질 농산물 생산을 지원하기 위해 농업인 소득지원기금 500억원을 조성해 2%의 이자율을 1%대로 낮출 계획이다. 또 신선 농산물 수출 확대를 위해 시설채소 수출전문단지 특화품목육성사업과 수출농단 현대화사업 등을 통해 올해 농산물 수출 500만달러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정했다.
수박과 호박, 양상추, 버섯, 단감, 양파 등에 이어 '토요애 쌀'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차별화한 쌀 생산체제 구축에 나섰다. 4,185㏊의 논에서 2만500톤의 고품질 쌀을 생산, 토요애유통을 통한 신선공급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소비자가 선호하는 단일품종을 100% 재배하고 친환경농법도 도입했다. 이와 함께 틈새시장 공략을 위해 오색쌀을 비롯한 특수 쌀 품종 재배면적도 20㏊로 확대해 전략적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또 지난해 39억원을 들여 최첨단 GAP(농산물우수관리인증)시설인 의령농업RPC현대화사업을 완공해 내수시장 선점과 쌀 수출 전진지지화 시스템도 구축했다.
군은 소비자의 안전 농산물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 전체 농경지를 유기농밸리로 만들어 대한민국 농산물 파워브랜드 'NO.1'의 의령농산물시대를 열어 나갈 계획이다.
김 군수는 "'토요애' 브랜드를 시작으로 무농약, 친환경, 고소득 농업을 전파해 '위기의 농촌'이 아닌'기회의 땅, 의령'으로 탈바꿈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동렬기자 dy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