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은 때로 동서고금을 꿰어주는 통로가 된다. 시대를 넘어, 예술 장르를 넘어, 다양한 소통을 시도한 젊은 국악인들의 마당이 잇따른다.
국악 실내악단 정가악회 12,13일 서울 남산국악당에서 '정가악회, 영국 문학과 만나다' 공연을 펼친다. 정가악회가 2008년부터 열어온 '세계 문학과 만나다'시리즈 공연으로, 이번에는 우리 가락과 영국의 시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여기서 나와 걷고 있는 귀한 아이, 예쁜 소녀야!/ 장엄한 생각에 감동 받지 않은 듯 하지만 (후략)" 윌리엄 워즈워스의 시 '아름다운 저녁이다'는 정악 '보허자'와 종묘제례악을 탄다. "꿈속에서라도 오세요, 죽어서 차갑게 식어도./ 내가 나만의 삶을 다시 살 수 있도록." 동시대 시인 크리스티나 로제티의 '메아리'는 거문고 산조와 심청가가 어우러진 '흩어진 가락'에 실린다. 시는 영어로 낭독되며 한글과 영어 자막이 제공된다.
시와 국악이 만나는 자리에 문둥이춤 춘앵무 등 우리 춤사위도 곁들여져 감흥을 북돋운다. 천재현 연출, 안이호(판소리), 윤현호(고성오광대) 등 출연. (02)2261-0512,3
문화예술감성단체로 스스로를 일컫는 젊은 기획 단체 여민은 29일 우리 옛 그림에 다채로운 국악 연주를 합쳐낸 '화통(畵通) 콘서트'를 연다. 민족음악 팝 그룹인 프로젝트 락(樂)의 연주에 소리꾼 남상일의 목청이 가세하며, 춤과 국악비보이도 곁들여진다.
공연은 네 가지 테마로 구성된다. '옛날 그림, 참 이상도 하여라'에서 민중화 '까치 호랑이' 등 그림 속 동물들의 의미를 살펴보고, '선비는 숨어도 속세는 즐겁다'에서는 강세황의 '자화상' 등을 통해 옛 선비들의 삶을 더듬는다. '꽃이 속삭이고 동물이 노래하네'에선 이하응의 '난초'를 비롯한 화초의 의미를, '봄날의 상사는 말려도 핀다'에선 신윤복의 '월하정인' 등에 담긴 뜻을 살핀다.
국악과 대중음악 무대를 오가는 전성환 연출에 미술평론가 손철주씨의 해설이 따른다. 국립국악관현악단 상임지휘자 김만석씨가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다. 오후 4ㆍ8시 숙명아트센터 씨어터S. 1544-1555
장병욱 선임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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