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의 무대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편의점에서 광동제약의 건강음료 '비타500'을 구매한 직장인 A(30)씨. 병 표면에서 스마트폰으로 비타500 앱을 다운 받으면 여성 그룹 '소녀시대'가 눈앞에 등장한다는 광고 문구를 발견했다. 앱을 다운받은 후 제품 표면에 붙은 AR(Augmented Realityㆍ증강현실)마커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자 소녀시대의 멤버 수영이 인사를 한 뒤 1분여 동안 춤을 추며 '비타송'을 불렀다. 스마트폰 뒤로 손을 내밀자 수영이 손 위에서 춤을 추는 장면도 연출됐다.
이른바 증강현실을 이용한 광고다. 증강현실이란 스마트폰 등의 동영상 화면에 3차원 가상물체나 정보를 합성해 보여주는 기술로, 이를 바코드나 QR코드처럼 제품에 표기해 놓은 것이 AR마커다. 지난해 미국 영화 '아바타'와 한 국내 공중파 TV프로그램에서 가상 세계를 다룬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주목 받기 시작했는데, 최근 새로운 광고 마케팅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광동제약은 지난 1일부터 비타500의 광고모델 소녀시대를 앞세워 국내 최초로 증강현실 광고를 선보였다. 이날부터 출시되는 모든 비타500제품의 표면에 AR마커를 부탁한 것이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AR마커를 적용한 제품을 선보인 지 1주일 밖에 안됐는데 트위터에 수 천개의 인증 사진이 올라오는 등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비타500 AR마케팅을 기획한 바이럴브리드 조경일 대표는 "바코드에 이어 격자무늬의 2차원 코드로 스마프폰을 갖다 대면 정보를 볼 수 있는 QR코드가 지금까지 대세였다면 앞으로는 AR코드를 활용한 마케팅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AR마커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QR코드를 잇는 새로운 기법으로 부상하고 있다. 포드와 도요타자동차, 레고, 빈폴, 아디다스, 코카콜라 등 글로벌 기업들이 제품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 미 식품회사 제너럴 밀스의 경우 시리얼 AR마커 광고에 게임 콘텐츠를 접목한 결과 매출이 30%가 늘어나기도 했다.
농심도 지난 4월부터 일본시장에서 신라면을 홍보하면서 여성그룹 티아라를 이용한 AR마커 광고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일본에서 앱 다운로드가 5만 여건을 넘었고 야후재팬에서 캠페인 관련 조회수가 21만4,000여 건을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는 "AR마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머지 않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의 스크린 밖으로 뛰쳐 나온 가상 물체가 공중에서 움직이는 방식도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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