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일색이던 10대 부자 명단에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과 김정주 엔엑스씨 회장 등 '자수성가'형 사업가들이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우리나라 갑부 지형도에 변화가 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재계전문사이트인 재벌닷컴이 10일 1,813개 상장사, 1만4,289개 비상장사의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 배당금, 부동산 등의 가치를 평가한 결과, 개인재산 1조원을 넘는 부자는 총 25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6명 늘어난 것이다.
이중 물려 받은 재산이 아니라 스스로 기업을 세워 부를 일궈낸 인물은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김정주 엔엑스씨(옛 넥슨) 회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 김준일 락앤락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등 6명이다.
특히 박현주 회장과 김정주 회장은 상위 10대 부자 대열에 처음 진입했다. 박 회장의 개인 재산은 2조4,683억 원(6위)으로, 1년 전보다 1조2,842억원 늘어나 순위가 14위에서 8단계 껑충 뛰었다.
15년 전 넥슨을 창업하고 '바람의 나라', '카트라이더' 등으로 온라인게임 돌풍을 일으킨 김정주 엔엑스씨 회장의 개인 재산은 2조3,358억 원(8위)이었다. 엔엑스씨의 최대주주인 김 회장 지분은 48.5%. 엔엑스씨의 일본 법인 넥슨 재팬이 증시상장을 앞두면서 재산 평가액이 지난해보다 1조5,000억원 가량 불어났다.
엔엑스씨와 함께 국내 게임산업을 주도해 온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는 지난해 최고 '벤처부자'에 올랐지만, 올해는 1조8,251억원으로 12위에 랭크됐다. 케이블방송 C&M 지분을 매각한 자금으로 주식, 부동산 투자로 대박을 터트린 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의 재산은 1조3,166억원(17위)으로 평가됐다.
1조원 대 부자 중 19명은 재벌가 출신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 삼성 가 출신이 8명이나 됐고, 범 현대가와 범 LG가는 각각 3명을 배출했다.
전체 순위 1위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자산은 8조5,265억원이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7조1,922억원으로 2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조2,445억원으로 3위를 차지했다.
개인재산을 1,000억원 넘게 가진 사람은 총 66명인데, 특히 소프트웨어와 연예기획 콘텐츠 업체의 대주주들이 신흥부자로 급부상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의 재산은 안철수연구소의 주가 상승에 힘입어 1,354억원(198위)에 달했다. 인기 아이돌그룹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등을 거느리며 K팝 열풍을 주도한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의 최대주주 이수만 회장의 재산은 지난해 763억원에서 1,865억원까지 뛰어 오르면 연예인 중 최고 부자에 이름을 올렸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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