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샘물 원장은 결혼을 앞둔 신부들이라면 꼭 한번 만나고 싶어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그의 이름을 딴 LG생활건강의 메이크업 화장품 '뮬(MULE)'이 지난 주말 CJ오쇼핑을 통해 첫 선을 보였다. 결과는 대성공. 1시간도 안 돼 준비했던 4,000세트가 모두 팔렸다.
애경이 유명한 헤어 스타일리스트인 이종문 원장과 손잡고 만든 볼륨 삼푸 '헤어앤 매직포밍'도 지난달 말 같은 홈쇼핑에서 첫방송되면서 목표한 2,000세트를 모두 팔았다.
생활용품 업체들의 '청담동 원장님 모시기'가 잇따라 성공을 거두고 있다. 애경이 메이크업 아티스트 조성아 원장과 손잡고 2006년 9월 GS샵에 론칭한 '조성아 루나'가 예상을 뛰어 넘는 대성공을 거둔 후, 비슷한 시도가 여러 번 있었지만 항상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었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인물을 내세운 몇몇 브랜드들은 대기업이 나섰는데도 몇 개월을 가지 못하고 매출 부진으로 접은 적도 있었다.
이 같은 경험 때문에 최근 론칭한 브랜드는 톱스타의 메이크업이나 헤어스타일링을 담당했던 인지도가 매우 높은 '원장님'을 내세우고, 원장의 노하우를 제품 개발에 최대한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한류스타 배용준과 김태희 등의 메이크업을 담당한 것으로 유명한 '투명 메이크업'의 대명사 정샘물 원장이 그 대표적인 예. 4년 전 갑자기 '순수미술을 공부하고 싶다'며 미국으로 떠난 정 원장을 LG생활건강이 지속적으로 설득했고, 결국 올해 초 귀국한 정 원장은 이번에 자신의 브랜드 '뮬'을 내놓았다. LG생활건강은 정 원장의 메이크업 노하우를 접목시켜 업계 최초로 파운데이션과 컨실러를 조합한 '파운실러'와 결이 있는 퍼프인 '살결 퍼프' 등을 개발했다.
청담동 헤어숍 라메종의 이종문 원장이 참여한 '헤어앤 매직포밍'도 일반 샴푸와는 차별화된 기능성이 강조된 제품이다. 이 샴푸로 머리를 감은 뒤 말리면 점차 볼륨이 살아나는데, 이는 이 원장의 오래된 노하우를 제품개발에 접목시킨 결과라고 애경 측은 강조했다. 이 원장은 지난해에도 애경과 손잡고 헤어트리트먼트 제품을 개발해 농수산홈쇼핑(NS홈쇼핑)을 통해 판매해 왔는데, 이 제품도 상당히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고 애경은 밝혔다.
'원장님 브랜드'의 특징은 오로지 홈쇼핑 채널로만 판매된다는 것. 백화점이나 마트, 로드샵 등은 찾아볼 수 없다. 이는 스튜디오에 원장이 직접 나와 신기에 가까운 실력을 직접 보여주는 것이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 평범한 얼굴이 화장을 통해 미녀로 둔갑하거나 축 처진 머리카락의 볼륨이 샴푸 후 살아나는 것을 보면 시청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전화기 버튼을 누르게 된다고 홈쇼핑 업체들은 귀띔했다.
이처럼 생활용품 업체들의 '원장님 모시기'가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원장들의 몸값도 높아지고 있다. 원장님 브랜드가 정착되기 전에는 1년 정도 매출의 몇% 로열티를 지불하는 식으로 계약했으나, 요즘은 원장이 직접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일례로 김혜수, 김민희, 김남주 등 유명 여배우들의 메이크업을 담당한 것으로 유명한 이경민 원장은 백화점 브랜드로 '비디비치'를 운영하고, 현대홈쇼핑을 통한 홈쇼핑 브랜드로는 '크로키'를 운영해 오고 있다. 지난해 3월 첫 선을 보인 크로키는 현재까지 약 35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지난달에는 가을 신제품을 선보여 첫방송에서 3,200세트를 팔았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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