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 최대 구간인 경북 구미의 낙동강 수변 구역에 대규모 골프장 건립이 추진돼 난개발이 우려된다. 특히 수변 골프장 건립은 수질개선과 치수관리라는 4대강 사업 취지에 어긋날 뿐 아니라, 대구취수장 상류 이전을 반대해 온 구미시의 주장과도 배치되는 것이어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0일 한국일보가 입수한 구미시 내부 문건에 따르면 시는 내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 국비와 시비 310억원을 들여 낙동강27공구와 30공구 둔치에 각각 27홀과 9홀 규모의 '구미 친환경 골프장'을 조성한다. 구는 36홀 규모의 페어웨이와 그린 등 필드 조성에 234억원, 클럽하우스와 그늘집 등 부대시설 건설에 46억원, 용역ㆍ조사비로 30억원을 각각 배정했다.
골프장은 낙동강 27공구 우안(상류서 하류 방향) 둔치에 18홀, 좌안 둔치에 9홀 등 양쪽 수변에 27홀 규모로 들어선다. 또 이곳에서 10여㎞ 상류인 30공구의 좌안에 9홀 크기의 골프장이 추가된다.
구미시는 골프장 운영수익금을 구미 관내 낙동강 주변에 길이 80㎞ 면적 1,260만㎡ 규모로 조성되는 수변구역 유지관리비로 사용할 계획이다.
구미 지역 환경단체들은 골프장 건설에 강력 반대하고 나섰다. 구미YMCA와 전교조 구미지회, 참여연대 구미지회 등 7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구미풀뿌리희망연대는 "2급수 이상의 수질 관리와 수량 확보를 하기 위해 4대강 공사를 하면서 농약으로 항상 민원이 야기되는 골프장을 짓겠다는 것은 낙동강이 죽든 말든 상관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 부족 사태에 대비해 취수장 구미 이전을 추진해 온 대구시도 부정적인 입장이다.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의 남정호 생산수질부장은 "낙동강 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대구시민 입장에선 아무리 '친환경'으로 포장해도 상류에 오염원이 생기는 건 달갑지 않다"며 "그런데도 구미시는 대구 취수원의 구미 이전을 반대하고 있으니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구미시는 낙동강에 670억원을 들여 수상비행장과 요트장 등 마리나시설, 오토캠핑장, 수변 쉼터 등 레저사업을 병행 추진할 계획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구미시 관계자는 "경남 의령군이 남강에 친환경 골프장을 조성한 사례가 있어 답사 후 추진을 결정했다"며 "공무원들이 직영하는 조건으로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구미=김용태기자 kr88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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