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야권의 1차 공격 포인트는 40억원 대에 달하는 재산 형성 과정에 맞춰져 있다. 야권은 여기에다 나 후보 아들의 고액 유학비, 부친의 사학재단 이사장 경력 등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
나 후보는 예금 20억5,691만원과 건물 18억1,343만원, 토지 5억1,223만원(채무 4억7,493만원) 등 총 40억5,757만원 상당의 재산을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했다.
나 후보는 재산 절반이 예금임에도 아파트를 담보로 2003년과 2004년, 2007년 세 차례 총 12억1,000만원을 대출 받았다. 야권 관계자는 "풍부한 예금을 갖고도 담보 대출까지 받은 대목이 석연치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나 후보 측은 "신당동 상가를 매도한 작년부터 예금이 늘었을 뿐"이라며 "대출 당시엔 예금이 많은 편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나 후보가 한때 소유했던 신당동 상가 건물은 지하1층, 지상3층으로 2004년 4월 나 후보가 남편인 김재호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와 공동 명의로 매입했다. 약 6년 뒤인 작년 1월 이 상가를 팔면서 공시지가 기준으로는 6억5,794만원의 시세 차익을 얻었으나 실거래가 기준으론 약 13억원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유학 중인 아들 김모(14)군의 고액 학비도 논란 거리다. 김군은 미국 코네티컷 주 레이크빌 인근의 명문 기숙사형 사립학교인 IMS(Indian Mountain School) 8학년(한국 기준 중2)에 재학 중으로 1년 학비가 4만6,250달러(약 5,500만원ㆍ기숙사비 포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은 나 후보의 부친이 화곡중고교 및 화곡보건경영고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점도 겨냥하고 있다. '사학재벌의 딸'이라는 것이다. 나 후보가 2005년 사학법 개정에 적극 반대한 데는 이 같은 집안 배경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나 후보는 "과거에는 학교 이사직을 '품앗이'하는 것이 관례였고 지금은 1곳의 이사만 맡고 있다. 사학법 반대도 당시 한나라당의 당론이었다"고 말했다.
인터넷상에는 나 후보 캠프의 '아마추어' 활동이 문제되고 있다. 캠프는 신지호 의원이 '음주 방송' 논란을 빚자 홈페이지에 '사과한다'식의 반말 표현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스티브 잡스 사망 당시엔 'iSad'란 문구와 함께 나 후보의 사진을 올렸다가 "고인을 홍보용으로 이용한다"는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고 삭제하기도 했다.
나 후보가 초선 의원 시절인 2004년 일본 자위대 행사에 참석한 부분도 논란이다. 나 후보는 "국회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돼 자위대 행사인 줄 모르고 갔다가 금방 나왔다"고 해명했지만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측은 "미리 팩스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7년여 의정 활동 기간 중 나 후보는 모두 36건(17대 28건, 18대 19건)의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18대 의원 평균 대표 입법발의 건수(36.9건)보다 적은 편이다. 특히 가결된 법안은 17대 때 인신보호법안 등 5건에 그쳤다. 18대 국회 때는 평창동계올림픽지원 법률안이 수정 가결된 것이 전부다. 가결률(5.2%) 역시 18대 의원 평균(23.7%)에 못 미친다. 이는 '인터넷 포털 규제법' 등 논란이 되는 법안이 많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야권 관계자는 나 후보의 법안이 주로 미디어법, 형법 등인 점을 지적하며 "20조원의 예산을 다루는 서울 시정을 감당해낼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나 후보는 지방선거가 실시된 작년 정치 후원금을 약 3억원 가량 거둬 이 가운데9,686만원을 홍보 행사비로 지출했다. 나 후보 측은 "작년 7월 전당대회와 5월 당내 서울시장 후보 경선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책연구비로는 특수교육법관련장애단체간담회 등 2,744만원을 썼다.
야권에선 나 후보가 한때 법무법인 '바른' 소속 고문변호사로 활동한 대목을 문제 삼고 있다. '바른'은 이명박정부 출범 이후 여권 관련 주요 정치 사건의 법률 대리를 맡아왔다. 나 후보 측은 "최근 고문직을 사임했으며 특히 국회 법사위원 시절엔 어떤 법무법인에도 속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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