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신형 스마트폰 '넥서스 프라임'공개행사인'삼성 모바일 언팩 2011'일정을 미루기로 했습니다.
삼성전자는 본래 오는 11일 미국 샌디에고에서 개최되는 전미 정보통신전시회인'CTIA2011'에서 넥서스 프라임과 안드로이드 4.0버전(일명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을 대중에 선보일 예정이었죠. 넥서스 프라임은 운영체계(OS) 안드로이드 4.0이 최초로 탑재되는 스마트폰으로, 제작단계부터 삼성전자과 구글이 함께 손을 잡고 만든 제품입니다. 삼성전자나 구글에겐 상당히 의미가 있는 야심작이라고 할 수 있지요.
삼성전자는 이 신제품의 발표일정을 연기한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 정황을 고려해 신제품 발표행사를 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구체적 이유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삼성전자가 말하는 '여러 가지 정황'이란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사망을 지칭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는 잡스의 사망에도 불구하고, 특허전쟁에 대한 입장은 불변이란 태도를 고수해왔습니다. 특허전쟁이 잡스 개인을 상대로 한 것도 아니고 어차피 기업과 기업 사이의 문제인 만큼, 특허침해소송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렇다 해도 전 미국인들이 잡스를 추도하는 와중에 축제나 다름없는 신제품 발표회를 갖는 건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더구나 새 스마트폰은 반(反)애플진영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구글의 합작품이기 때문에 세간의 관심은 더 쏠릴 밖에 없을 텐데 이런 행사를 연다면 '인정 없는 기업'으로 비춰질 수 밖에 없겠지요. 삼성전자가 잡스 추모기간 동안 애플과 진행 중인 특허소송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도 같은 맥락 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될 까요. 잠깐의 휴전을 끝내고 삼성전자와 애플은 다시 한치 양보 없는 소송전투를 이어갈 까요. 아니면 더 이상 확전을 자제하고 이쯤에서 물밑타협을 시도할 까요. 잡스의 사망이 향후 특허전쟁의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세계 IT업계는 주목하고 있습니다.
채희선기자 hsch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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